이종우 한국호머공업사 회장… ‘후배 사랑’ 영남대 출신 CEO, 끊임없이 장학금 기부
입력 2013-11-19 18:50 수정 2013-11-19 22:53
“선배님 때문에 저희들이 행복합니다.”
2010년 영남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LG디스플레이에 취업해 현재 노트북 설계 업무를 맡고 있는 윤정기(29)씨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은인(恩人)이 한 사람 있다.
윤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2003년 대학 1학년 1학기 만에 학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됐다. 그러나 이 은인 덕분에 무사히 졸업해 꿈을 이룰 수 있었고, 대기업에 당당히 취직했다. 윤씨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2006년 1월 군복무기간 단 한푼도 쓰지 않고 꼬박꼬박 모은 월급통장과 도장을 통째로 보냈다. 하지만 이 은인은 서울에서 예천 군부대까지 직접 윤씨를 찾아와 오히려 위로하며 통장을 돌려줬다.
후배에게 되레 고마움을 말한 그 은인은 바로 건축자재 제조전문 중소기업체 ㈜한국호머공업사 창업자이자 회장인 이종우(73)씨다.
이 회장은 1964년 영남대 기계공학과 야간과정에 입학해 1968년 졸업했다. 이후 한일건재공업㈜에서 근무하다 1977년 서울에서 건축자재 전문 제조업체 ㈜한국호머공업사를 설립했다. 이 회장은 그때까지 국내에 보급되지 않았던 경량철골 천장 및 칸막이 자재를 사용한 새로운 시공법을 소개하며 국내 대형 건축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 회장의 후배사랑은 2003년 국가 발전의 근간을 마련할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모교에 장학금 5억원을 기탁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한번 거액을 희사하면 만족하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그의 후배사랑은 계속됐다. 이후에도 배움의 기회를 갖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기탁, 현재 10억원 규모의 ‘송암(松巖)장학기금’으로 발전했다. 학생 1인당 4년 동안 공부할 수 있는 금액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계공학부 학생 11명이 송암장학생으로 선발됐고 이 중 6명이 사회로 진출했다.
최근 모교를 찾은 이 회장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어떤 경우라도 최선을 다하라”는 조언과 함께 장학금 1억원을 깜짝 기탁했다. 장학기금은 모두 11억1300만원으로 늘었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