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 어디갔나 했더니… 장물아비 ‘딸랑이’ 무더기 입건
입력 2013-11-20 05:00
택시기사들에게 승객이 놓고 내린 스마트폰을 사들이는 속칭 ‘딸랑이’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딸랑이는 심야 도로변에서 장물 휴대전화를 사들이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길가에서 스마트폰 액정 불빛을 흔들며 택시를 불러 세우는 모습이 방울 장난감 갖고 노는 아이와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 강북 일대에서 택시기사들에게 분실 스마트폰을 매입한 혐의(장물취득)로 이모(47)·장모(22)씨를 구속하고 김모(17)군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5~8월 서울 도봉·미아·수유동 등지에서 스마트폰 107대를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장물업자에게 다량의 스마트폰을 넘기면 추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며 중간수집책 장씨를 고용해 스마트폰 1대당 2만~3만원씩 대가를 제공했다. 또 스마트폰 매입 자금 명목으로 장씨에게 매일 100만~2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장씨는 학교 후배와 동네 친구 등 현장수집책 8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새벽에 지하철역 인근 도로변에서 택시기사들로부터 승객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1대당 5만~40만원에 사들였다.
이씨 등은 대포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경찰 추적을 피했다. ‘홍익택배’ ‘KT통신’ 등의 문구와 대포폰 번호가 적힌 명함 300장을 택시기사들에게 뿌렸다. 경찰은 최근 스마트폰 장물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서울 전역에서 활동하던 ‘딸랑이’들과 장물업자, 이들에게 분실 스마트폰을 팔아넘긴 택시기사 등 220여명을 검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