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그룹 11월 26일 채용 박람회… 시간선택제 일자리 1만개를 잡아라

입력 2013-11-19 18:12

박근혜정부의 야심작인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경력단절 여성, 퇴직한 장년층이 채용되고 4∼6시간 일을 하며 비슷한 경력을 가진 정규직과 엇비슷한 시급을 받고 복리후생도 근로시간에 비례해 보장받는다.

고용노동부는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10개 그룹 82개 기업이 참여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를 오는 26일 코엑스 3층 C홀에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10개 그룹이 신설할 예정인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1만명 규모다. 집중 채용 분야는 고객상담, 판매, 매장관리 등이다. 그러나 심리상담사, 통·번역사, 변호사, 약사, 승무원 등 상당수의 전문직종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참가 기업들은 주로 경력단절 여성이나 장년층 등 경력직을 뽑으며 채용설명, 원서접수, 현장면접을 실시한다. 채용 확정 시기는 대개 올해 12월 또는 내년 1월 말까지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등 20개 계열사가 참여해 6000명을 채용한다. 하루 4∼6시간(오전 또는 오후 선택) 근무하는 일자리로 임금 수준은 개별 회사와 직무 등에 따라 책정된다. 삼성은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을 2년 계약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반면 다른 대기업들은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뽑는다.

롯데그룹은 10개 계열사가 참여해 점포 및 매장관리, 안내·상담직 등 시간선택제 일자리 1034명을 뽑는다. 신세계그룹은 판매·상담원 등 1006명을, CJ그룹은 11개 계열사가 경력단절 여성, 퇴직자 등 509명을 각각 뽑는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한국공항 등 7곳에서 국내선 객실승무원, 탑승수속·안내직원과 리무진 운전기사 등 400명을 채용한다.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1+0.5’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가족 중 생계를 책임지는 구성원이 있는 상태에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던 가족 구성원이 0.5인분의 근로를 하면서 추가 수입을 올리고 가정도 돌볼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시간제 일자리의 주된 대상은 경력단절 및 기혼 여성, 퇴직 후 제2의 근로인생을 살고자 하는 베이비부머이기 때문에 졸업 후 상용직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의 취업을 제한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선택제를 채용하는 만큼 기업의 채용 여력이 줄어 정규직·청년 일자리를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설명과 달리 일부 기업이 계약직으로 시간선택제를 채용하는 예에서 보듯 비정규직 양산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