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구조조정 본격화… 씨티·SC 등 사업 부진에 점포수 축소·인력 감축 추진

입력 2013-11-19 18:12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사업 부진에 따라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9월에 22개 지점을 폐쇄, 점포 수를 196개로 줄였다. 한국씨티은행은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200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으며, 추가 인력 감축설도 계속 나돌고 있다. 3분기 한국씨티은행의 순이익은 27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3.3% 감소했다.

마누엘 메디나 모라 씨티은행 세계 소매금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내년에는 한국 내 사업을 최고 대도시의 최상류층만 상대하는 쪽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실적이 부진한 한국SC은행의 지점을 약 350개에서 250여개로 줄이기로 했다. 한국SC은행은 올 3분기 222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정기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 590억원이 한꺼번에 반영된 탓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 감소했다.

지점 축소에 따라 인력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SC은행은 이미 2011년 80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앞서 HSBC은행도 한국에서 기업금융을 제외하고 소매금융 및 자산운용 사업 철수를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에서 대출수요 부진과 당국의 규제 등으로 씨티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들이 고전하고 있다”며 “한국씨티은행이 한국 사업 감축에 착수하면서 이에 맞서는 노조의 파업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