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규모 재계 대표단 中방문… 시진핑 “면담 안한다” 냉대
입력 2013-11-20 05:02
중국과 일본 관계가 일본 측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싸늘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반해 중·미 사이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대규모 일본 재계 대표단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교도통신 등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대표단은 그 대신 왕양(汪洋) 부총리를 만나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보는 이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이 “양국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도 아닌데 일본 경제계 대표단과 회담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이 주된 원인이다.
방중 재계 대표단은 모두 178명으로 일중경제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 후지오(張富士夫) 도요타자동차 명예회장을 비롯해 일본 재계 유력인사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해 말 취임한 이래 중국을 방문한 최대 규모다. 지난 18일 베이징에 도착한 이들은 앞으로 7일 동안 중국에 머무르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18일 오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국제법에 따라 해양 분쟁을 해결하자고 한 발언에 대해 중국 측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다. 친강(秦剛) 대변인은 “일본은 국제법 운운하기를 좋아하는데 그렇다면 카이로선언이나 포츠담선언 등은 잘 지키고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이들 선언은 2차 세계대전 뒤 일본이 중국에 센카쿠를 돌려주도록 했다.
이 같은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시 주석은 18일 인민대회당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중·미 관계는 시련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왔고 이미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며 “양국 역대 지도자들이 노력해 이미 초고층 빌딩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