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한 사람 위해 네 시간 설교… 전도에 목숨 건 작은교회 부흥 이야기

입력 2013-11-19 17:22 수정 2013-11-19 21:16


마음이 없으면 핑계만 보이고 마음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안호성 지음/수엔터테인먼트

“넌 목사 아들이 왜 그러냐?”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가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목사 아들’. 저자는 죽기보다 싫은 게 목사였다. 그런 그가 장결핵으로 목숨 건 대수술을 받고 비로소 하나님께 나온다. 그때 하나님이 그에게 허락한 사명은 세 가지. 교단주의 벽을 허물라, 죽어가는 침체된 작은 교회들의 희망의 불씨가 되어라, 신앙생활 중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하는 힐링처치 ‘병원 같은 교회’를 꿈꾸라.

복음화율이 낮은 울산시 온양읍에 2004년 온양순복음교회를 설립한 후 “개척 후 문을 열었더니 낭떠러지더라”는 수많은 개척교회 목사들의 간증을 실감한다. 어느날 새벽, 예배당 문을 여는데 술 취한 한 남자가 교회로 들어온다. 저자는 술에 취했든, 실수로 교회를 잘못 찾았든 성도가 없어 들려주지 못했던 설교들을 네 시간 넘도록 취객 한 사람을 위해 전한다.

“이 사람은 술이 깨고 정신이 완전히 돌아왔다. 가끔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한동안 나를 빤히 쳐다보기도 하던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엉엉 울면서 간절히 말했다. ‘목사님, 저 이제 제정신으로 아내한테 잘하면서 살겠습니다. 술 안 먹을게요. 그러니 제발 집에만 보내주세요. 엉엉’. 나도 그때야 제정신이 돌아온 듯 싶었다. 더 이상 할 설교도 없었다.”(31쪽)

이 책은 전도에 목숨 건 작은교회의 부흥 이야기다.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다. 설교 준비에 목숨 걸고 취객이 회개할 때까지 말씀을 선포하는 목회자의 열정이 비결이라면 비결. 현재 온양순복음교회는 세 번의 예배당 건축, 증축을 통해 500여 성도가 출석하고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