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이너들, 원단 다루는 기술 세련”
입력 2013-11-19 17:14
‘울 모던 서울’ 전시 총괄 기획한 샬롯 루럿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한국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통해 울의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주는 전시회입니다.”
‘울 모던 서울 전시’를 총괄 기획한 프랑스 출신 큐레이터 샬롯 루럿(사진)은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이어지는 전시를 꼭 보러 오라고 초대했다. 울 모던 전시는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중국을 거쳐 서울에 왔다.
지난 17일 전시 준비에 한창 바쁜 루럿을 전시장에서 만났다. 그는 이 전시회가 패션 작품과 설치작품을 통해 21세기의 시각으로 울을 재조명해 울이 지닌 미적 가치와 환경적 기술적 이점을 선보이는 세계 순회전으로, 서울 전시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고 소개했다.
울 모던 전시회는 영국 찰스 왕세자 후원으로 천연섬유인 울이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강조해 울 산업을 진작시키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 포 울(Campaign for Wool)’의 하나로 기획됐다. 존 갈리아노, 잔느 랑방, 폴 스미스 등 세계적인 패션 거장들 작품 57점과 문영희 정구호 정욱준 우영미 등 한국 디자이너 작품 11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 디자이너들을 직접 선정, 회의를 진행해 온 그는 이들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견줄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극찬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지적이고 철학이 확고하며, 디자인이 뛰어나고, 패브릭(원단)을 다루는 기술도 세련됐습니다.”
그는 이번 전시가 마지막이 아니었다면 한국 디자이너들 작품 모두를 해외 전시회에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전시 준비로 바쁜 틈을 내 최근 개관한 서울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둘러봤다는 그는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이라며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아주 뛰어난 큐레이터가 기획한 것 같습니다. 서도호 작가의 작품은 정말 멋있어요.”
루럿은 서울의 남성과 여성들이 모두 옷을 잘 입는다고 칭찬하면서 정말 멋진 옷을 봤다고 했다. ‘짧은 재킷에 풍성하고 긴 스커트’인데 너무나 멋있어 웨딩드레스로 입고 싶다며 그가 보여준 스마트폰 속 사진은 바로 한복이었다.
런던 뉴욕 파리 밀라노 컬렉션에서 지방시, 크리스천 라끄르와, 겐조, 요지 야마모토 등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를 기획했던 루럿에게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
“세계적인 컬렉션에 한국 디자이너를 내보내 한국 패션에 대해 알리는 한편, 컬렉션에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디자이너들의 쇼를 올리세요. 그리고 영향력 있는 패션전문지 편집장을 초청해 이를 홍보해 보세요.” 그는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런던컬렉션에 코리아패션위크를 마련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