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 핵 연료봉 회수 작업 시작
입력 2013-11-18 22:19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수조에 담겨 있던 핵 연료봉을 회수하는 작업이 18일부터 시작됐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부터 이틀 일정으로 제1원전 4호기 원자로 건물 상부에 설치된 크레인과 와이어를 사용해 수조에 담겨 있는 핵 연료봉을 수송용기(직경 2.1m, 길이 5.6m)에 옮겨 담아 이동하는 방식으로 회수 작업을 벌였다.
핵 연료봉 1개의 길이는 4.5m로 4호기 원자로 수조 안에는 1533개의 연료봉이 담겨 있다. 이 중 강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사용 후 핵 연료봉은 1331개, 미사용 핵 연료봉은 202개로 이들을 모두 회수하는 데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9일까지 이어지는 작업은 비교적 다루기 쉬운 미사용 핵 연료봉 22개를 수조 밖으로 꺼내 원자로에서 100m 떨어진 공용수조로 옮기는 것이다.
4호기는 2011년 3월 대지진 당시 정기점검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원자로가 일부 녹아내린 1∼3호기에 비해 상태가 양호해 방사선량이 낮아 연료봉 제거작업을 실시하게 됐다. 특히 30∼40년 걸리는 폐쇄 작업의 첫걸음으로 4호기의 연료봉 제거를 무사히 마치느냐가 나머지 1∼3호기의 연료봉 수거 등 향후 작업 향방을 결정하게 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수조에서 연료봉을 꺼내는 작업 도중 용기가 떨어질 경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대책 마련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나이토 마사노리 에너지종합공학연구소 부장은 “실제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이미 늦다”면서 “최악의 사태를 가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과거 17m 높이에서 용기를 떨어뜨린 실험 결과와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낙하로 인한 강한 충격을 받더라도 연료봉이 노출되는 상황은 생각하기 힘들다고 강조하고 있다. 용기와 연료봉을 끌어올리는 크레인은 정전이 발생해도 연료봉을 놓치지 않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낙하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용기가 낙하될 때 뚜껑이 뒤틀려 틈이 생기거나 연료봉이 내부에서 파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