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기장-LG전자 통화내용 집중 분석
입력 2013-11-18 22:07 수정 2013-11-19 01:14
서울 강남경찰서는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충돌 사고로 숨진 헬기 조종사 박인규(58) 기장과 헬기 운영사 LG전자 사이의 통화 내역을 확보해 분석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헬기의 운항일지를 확보해 비행계획, 탑승인원, 당시 상황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통화 시간·분량, 착·발신 내역 등을 확인해 사고 헬기가 잠실로 향하게 된 경위를 집중 규명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아이파크 아파트의 항공장애등이 꺼져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항공장애등은 비행 중인 조종사에게 높은 건축물이나 장애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사용되는 조명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아이파크 아파트가 15일 오후 일몰시간에 맞춰 항공장애등을 켰다가 16일 오전 8시에 수동으로 끈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아이파크 아파트는 높이가 170븖를 넘어 항공장애등을 설치해야 한다. 또 안개가 끼거나 시정이 5000m 이하라면 낮에도 항공장애등을 켜야 한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소 측은 일출시간에 맞춰 항공장애등을 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장애등을 끈 사실이 규정에 어긋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법령을 수집 중”이라며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됐는지도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헬기 안전대책 추진안을 마련해 이르면 연내에 발표할 ‘항공안전 종합대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헬기도 운송용 항공기처럼 안전감독 계획을 수립하고, 전용 안전감독 매뉴얼을 만들어 수시로 점검하는 체계를 갖추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매년 기체를 점검하고 1년에 네 차례 안전규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게 돼 있다.
또 현재 헬기 운송업체에만 적용하는 운항증명(AOC)과 운항자격심사 제도를 기업 소속의 헬기와 농약살포, 자재운반, 산불진화용 헬기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또 지상 장애물, 기상상황 등의 운항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운항지원 시스템을 개발해 헬기 조종사에게 제공키로 했다.
권기석 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