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취] 2007년 노벨문학상 도리스 레싱 별세
입력 2013-11-18 18:30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여성 소설가 도리스 레싱이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향년 94세.
레싱 작품을 출판해온 하퍼콜린스는 레싱이 이날 아침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고인의 오랜 친구이자 대리인인 조너선 클로즈도 레싱이 런던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확인하면서 “그녀를 위해 일한 것은 특전이었으며 우린 몹시도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클로즈는 레싱이 “흥미진진하고 독창적인 생각을 하는 놀라운 작가”라고 회고했다.
레싱은 대표작 ‘황금 노트북’을 비롯한 수십 편의 소설에서 옛 대영제국 영토 곳곳을 여행한 자신의 경험을 선보였다. 식민지 아프리카에서 반이상향인 영국까지, 또 여성의 신비에서 과학적 미지의 세계까지 섭렵하며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다뤘다. 하퍼콜린스 편집장 니컬러스 피어슨은 레싱의 인생과 역정이 “세계 문학계에는 위대한 선물”이라고 상찬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레싱을 “분열된 문명을 회의와 통찰력으로 응시한,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그린 서사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레싱은 1950년 첫 작품집 ‘풀잎은 노래한다’를 필두로 ‘어두워지기 전의 여름’(1973), ‘다섯째 아이’(1988), ‘폭력의 아이들’ 연작 등 50편 이상의 소설과 다수의 논픽션, 시 작품을 발표했다.
1919년 지금은 이란 땅인 페르시아 케르만샤에서 태어난 레싱은 27년 영국인 부모를 따라 현재 짐바브웨인 남로디지아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영국 런던에 정착한 뒤 한때 영국 공산당에 몸담기도 했으나 1956년 헝가리 혁명이 발생하면서 당을 떠났다. 88세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레싱은 역대 수상자 가운데 최고령 작가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