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금강송’ 사진으로 만난다… 장국현씨 작품 ‘대한민국 아트페스티벌 2013’서 특별전

입력 2013-11-18 18:29 수정 2013-11-18 22:17


경북 칠곡 출신의 사진작가 장국현(70·사진)은 30년째 소나무를 촬영하고 있다. 좋은 소나무를 만나기 위해 1년 중 6개월가량은 산속에서 지낸다. 여름에는 계곡의 급류에 휩쓸리고, 겨울에는 폭설에 빠져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2006년부터는 울진으로 작업실을 옮겨 금강송을 찍고 있다. 그러다 2009년 금강송 중에서도 1000년의 세월을 지켜온 대왕금강송을 만났다.

소나무의 궁궐인 울진 금강송 군락지 가운데 해발 900m에 위치한 대왕금강송. 둘레가 세 아름이 넘는 5m이고, 키는 혹독한 환경 때문에 10m밖에 되지 않지만 하늘과 맞닿은 듯한 기상은 늠름하기 그지없었다. 사계절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난해 5월 프랑스 파리 시테 인터내셔널 데자르에서 ‘파리로 간 대왕금강송’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작가는 유럽인들이 받은 그때의 감동을 20일부터 26일까지 광주광역시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아트페스티벌 2013’ 특별전을 통해 한국인에게 전한다. 사시사철 푸른 기상을 담은 ‘대왕금강송’과 지난 1월 눈이 엄청나게 내리는 가운데 새벽까지 촬영한 ‘폭설이 내린 대왕금강송’ 등을 출품한다. 출품작은 실제 대왕금강송과 같은 크기다.

울진군은 금강송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작가는 “대왕금강송을 촬영하는 것은 하늘과 파장을 맞추는 작업”이라며 “금강송이 부족해 숭례문 복구 과정 등에서 목재를 수입해 쓰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불굴의 기상을 상징하는 대왕금강송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미술평론 전문지 ‘미술과 비평’(대표 배병호)이 마련한 ‘대한민국 아트페스티벌 2013’에는 구자승 노의웅 박석원 최예태 등 작가 700여명이 회화·사진·조각·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출품한다(02-2231-4459).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