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중국 눈치보기’… 비판기사 보도 막고 기자는 정직
입력 2013-11-18 17:56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중국에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블룸버그뉴스가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홍콩 지사의 마이클 포사이더 기자가 지난주 정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회사소식에 정통한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포사이더가 지난주 회사 고위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으며 휴가 처리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NYT는 포사이더를 비롯해 샤이 오스터 등 홍콩 지사의 기자 4명이 회사 측과 수차례 화상회의는 물론 일대일 면접을 진행했다면서 이후 포사이더가 13일 인사부에 불려간 뒤 편집국에 복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블룸버그가 중국 비판기사 보도를 막았다’는 주장을 언론에 흘린 인물로 포사이드가 지목돼 징계를 받았다고 15일 보도했다.
2000년부터 블룸버그에서 일한 포사이드는 지난해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그 가족의 재산 문제를 파헤쳐 중국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앞서 미국 언론은 블룸버그의 매튜 윈클러 편집장이 10월 말쯤 중국 정치국 전·현직 상무위원과 재계 유명인사 사이의 유착관계를 다룬 기사를 송고한 홍콩지사 기자 4명에게 해당내용을 보도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당초 온라인에 지난달 8일 게재됐다가 곧바로 삭제됐다. 윈클러 편집장은 중국에서 최소한의 취재가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사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블룸버그가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지 않은 것은 수익감소 등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시 주석 관련 비판기사를 내보낸 뒤 중국 기업에 대한 뉴스 단말기 판매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중국에서 웹사이트 접근이 차단되고 특파원 상주비자 발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블룸버그 소유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언론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당사자인 블룸버그와 포사이더는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