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 결선투표서 승부… 바첼레트 1차투표 과반 실패
입력 2013-11-18 17:57
칠레 대통령 선거가 17일(현지시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다음 달 15일 결선투표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됐다.
중도좌파와 보수우파를 대표하며 군사정권 피해자와 가해자의 딸이라는 독특한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은 이번 1차 투표에서 미첼 바첼레트(62) 후보는 47%의 지지율을 얻었으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다. 반면 에벨린 마테이(60) 후보는 25%의 지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바첼레트의 독주를 막는 데 성공했다.
1993년 이후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 1차 투표에서 승부가 결정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결선투표는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바첼레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칠레 선거사에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전망됐다.
결선 투표에서는 바첼레트 후보의 승리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칠레 공공연구센터(CEP)의 여론조사에서 바첼레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70%를 넘어섰다.
바첼레트와 마테이 후보 부친은 모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1973∼90년) 설립 당시 공군 장성으로 두 후보는 어린 시절 친구였다. 하지만 군사 쿠데타 과정에서 부친이 서로 반대편에 서면서 운명도 엇갈렸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은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대한 역사적 평가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