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첫 시정연설] 강기정 의원·경찰경호대 직원, 국회 본관 앞 몸싸움

입력 2013-11-18 17:49 수정 2013-11-18 22:26


민주당 의원과 청와대 경호 지원을 하는 경찰경호대 요원이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몸싸움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를 떠난 직후인 오전 10시40분쯤 민주당 강기정 의원 등은 규탄집회를 위해 본관 앞으로 모였다. 이때 청와대 경호 담당 대형버스 3대가 본관 돌계단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강 의원은 “차를 빼라”며 정차된 차량을 발로 찼다. 이에 경호대 요원 현모씨가 강 의원의 뒷덜미를 잡아끌었고, 항의를 하던 중 강 의원의 뒤통수가 현씨의 안면에 부딪혔다. 현씨는 입술이 찢어져 병원에서 봉합치료를 받았다.

강 의원은 “2명 이상의 경호대 요원들이 목을 조르고 목을 뒤로 젖히는 행위를 3분 이상 계속했다”며 “국회의원이니 손을 놓으라고 여러 번 간청했음에도 마치 ‘차지철’처럼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것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 경호실은 강 의원이 국회의원인 줄 몰랐고 ‘이 XX’라고 욕설까지 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또 강 의원이 뒤통수로 안면을 고의로 ‘박치기’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법적 조치를 검토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의 환대를 받았지만 야당 의원들로부터는 냉대를 받았다. 29분가량 연설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35번의 박수로 지지를 나타낸 반면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일부 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입·퇴장할 때 아예 기립도 하지 않았다.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민주’라고 적힌 흰색 마스크를 쓰고 ‘정당해산 철회’라는 손팻말을 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