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저물가, 내수부진탓”… 디플레 우려 제기

입력 2013-11-18 17:43


최근 계속되고 있는 저물가의 원인이 내수 부진에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경기침체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저물가로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발표한 ‘최근 물가상승률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내수 부진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밝혔다.

수요 부진을 반영하는 총수요 압력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0.78% 포인트나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원자재 가격 및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는 물가상승률을 0.35% 포인트 하락시키는 데 그쳤다. 경기 침체로 가계가 지갑을 닫고 기업들도 투자를 줄인 것이 저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2.3%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5∼3.5%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KDI는 경기가 회복되는 내년에도 물가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봤다. 내수 부진의 영향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생산자물가도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최장기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1.4% 떨어졌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10월(0.5%) 이후 1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특히 배추(-50.5%), 무(-47.1%), 파(-45.4%) 등 김장채소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