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북해 생산현장, 네덜란드 ‘드 로이터’ 플랫폼을 가다… 하루 5400배럴 꿈이 콸콸
입력 2013-11-18 17:07 수정 2013-11-18 22:12
지난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남서쪽 60㎞ 해상에 위치한 ‘드 로이터(De-Ruyter)’ 해상 플랫폼의 플레어 타워(flare tower·폐가스를 태우는 소각장치)에서는 연신 불을 뿜어내고 있었다. 드 로이터는 17세기 영국-네덜란드 전쟁에서 활약한 미흐일 드 로이터 제독의 이름을 딴 해상 플랫폼으로 한국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보유 중인 다나(Dana)사의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플랫폼의 각종 철제 구조물 맨 아래로는 코발트빛 북해 바다를 뚫고 5개의 라이저(Riser)가 바다 깊숙이 박혀 있다. 라이저는 원유를 뽑아 올리는 기둥으로 라이저가 원유를 뽑아 올리면 분리 장치인 웰 헤드(Well Head)와 세퍼레이터(Seperator)를 거쳐 원유, 가스, 바닷물로 각기 분리된다. 원유는 총 15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해저 저장소(GBS)에 비축했다가 선박을 통해 운반하고, 가스는 지상과 연계돼 있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보내진다.
2006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드 로이터 플랫폼은 지금도 하루 평균 5400배럴이 다나사 몫으로 주어지는 고효율 플랫폼이다. 비슷한 연식의 다른 플랫폼이 보통 80∼85%의 운용 효율을 보이는 데 비해 드 로이터는 93%의 운용 효율로 다나의 효자 플랫폼으로 톡톡히 기능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2010년 런던증권거래소를 통해 주식 공개매수를 제안, 같은 해 12월 다나의 주식을 100% 인수했다. 다나는 유럽 3개국(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과 아프리카 4개국(이집트 모리타니아 기니 카메룬)을 주요 사업 지역으로 8개국 23개 지역에서 에너지 생산 및 탐사 작업을 진행 중인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다. 다나 인수로 석유공사는 그간 해외 석유개발 사업의 거점이 아시아, 미주에 치우쳤던 것에서 북해, 아프리카로 그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인수 후 석유공사의 원유 확보량도 늘어 올 상반기 평균 하루 5만5000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석유공사가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원유가 하루 평균 22만9000배럴임을 감안하면 석유공사 전체 생산량의 4분의 1에 육박한다. 석유공사는 2016년까지 다나의 하루 평균 생산량을 1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북해에서 개발 중인 웨스턴 아일스에서 추가로 하루 4만 배럴을 확보하는 등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다나 인수 후 41%의 탐사성공률을 보이며 영국 이집트 모리타니아 등지에서 모두 5340만 배럴의 매장량도 추가 확보했다. 또 우수한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모두 2억 달러의 배당도 받았다. 특히 다나가 영국 해상 플랫폼에서 직접 생산한 원유 30만 배럴을 포함해 모두 200만 배럴의 원유도 다음달 중 국내에 직접 들여오게 된다.
백오규 석유공사 영국 사무소장은 “다나 인수 후 매장량 추가 확보 외에도 숙련된 기술 인력들과 시추·생산 기술을 공사가 확보하는 부수적인 성과도 올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