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스캇 ‘아웃 사이더 프레임’ 사진·그림·영상 결합 3차원 재구성

입력 2013-11-18 16:59


사진·그림·영상의 결합이라고나 할까. 다음 달 8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전시되는 미국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그레고리 스캇(56)의 작품은 초현실주의 회화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1898∼1967)의 계보를 잇는다. 사진 또는 회화라고 명명하는 기존의 2차원 평면에 비디오 영상 모니터를 기묘하게 병치시켜 3차원 화면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색적이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옆방에서’(사진)는 미술관 벽에 액자가 걸려있고 이를 감상하는 작가가 화면 왼쪽에 서 있다. 액자 속 화면은 그림인지, 사진인지, 비디오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여러 장면이 번갈아가며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화면 속 작가는 액자를 떼었다가 붙이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화면 전체가 페인트로 칠해지면서 모든 장면을 지워버린다.

작가는 무한히 반복되는 ‘거울 속의 거울 속의 거울’ 시점을 이용한다. 기존의 프레임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는 작업이다. ‘예술계의 장난꾸러기’로 불리는 그는 회화·사진·비디오 각각의 장르가 독립적인 형태를 띠면서도 하나로 연결되는 접점을 보여준다. ‘오마주’ ‘아웃사이드 더 프레임’ 등 작품에는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숨어있다. 어느 부분이 그림인지 찾아보시라(02-738-7776).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