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그녀의 질주엔 ‘특별한 힘’이 있다… 이틀연속 세계新 저력
입력 2013-11-18 05:08
감량·근육강화 효과 톡톡… 첫 36초 벽 돌파 가능성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의 신기록 행진은 계속된다.
이상화가 17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2차 레이스에서 36초36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날 36초57로 세계기록을 작성한지 하루 만에 다시 이를 0.21초나 단축했다.
이상화는 지난 1월 36초80의 기록을 시작으로 네 차례나 신기록을 새로썼다. 네 번의 레이스에서 경신한 기록을 합치면 0.58초에 이른다.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기적에 가까운 성과다. 클랩스케이트라는 새로운 장비를 앞세운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1997년에 네 번에 걸쳐 1초 이상 기록을 줄인 이후 그 만큼 크게 기록을 앞당긴 사례는 없었다.
특히 이상화가 작성한 36초36의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자 선수의 한계를 뛰어넘은 듯한 인상까지 준다. 이상화는 첫 100m를 10초09만에 통과했고, 기세를 이어 남은 400m는 26초27만에 주파했다. 지금 상승세라면 여자 선수 최초로 36초 벽을 깨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이상화의 신기록 행진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 뼈를 깎는 감량과 하체 근육 강화를 통해 스피드를 끌어올린 덕분이다. 여기에 경험이 쌓이고 멘탈까지 강해지면서 적수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부터 출전한 대회마다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는 이상화는 지금 수준만 유지해도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르는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
한편 ‘장거리 간판’ 이승훈(25·대한항공)이 이끄는 남자 팀추월 대표팀도 연속 메달을 획득하며 소치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1주일전 1차대회에서도 3위에 올랐던 대표팀은 3분37초51의 기록으로 네덜란드(3분35초60), 미국(3분37초22)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전날 남자 500m 경기 도중 넘어진 모태범(24·대한항공)은 그 여파로 이날 1000m 레이스를 포기해 걱정을 안겼다. 아직 통증이 남아 있는 모태범의 몸 상태는 18일 열리는 500m 2차 레이스에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