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시정연설 준비 신중 또 신중… 朴 대통령, 문구 일일이 수정 내용 철통 보안
입력 2013-11-17 18:19
박근혜 대통령은 휴일인 17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다음날 국회 시정연설문 준비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이후 여타 연설문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직접 최종 문구를 일일이 수정했다고 한다.
앞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담당 분야와 관련해 연설문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메시지를 초안 수준으로 보고를 올렸다. 박 대통령은 취합된 보고를 두고 한 줄씩 꼼꼼하게 검토했고, 이 과정에서 수석들과 연락하며 문구를 바꾸는 등 최종 연설문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각 수석실은 긴장한 채 주말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 시정연설이 여야 대치정국의 분수령으로 거론되는 민감한 이슈가 되면서 연설 당일까지 내용에 대한 보안도 철저하게 지키려 애쓰는 분위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최종 연설문에 포함된 세부 내용은 박 대통령밖에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역대 대통령 시정연설과 비슷하게 30분 안팎의 분량으로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연설 예정시간보다 20여분 일찍 국회를 찾아 강창희 국회의장과 환담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정홍원 국무총리,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동석할 예정이어서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국회 부의장·사무총장도 초청됐다. 이어 박 대통령은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연설대에 서게 된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사상 네 번째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처음이었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시정연설을 했다. 그밖에는 국무총리 등이 대독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회를 세 번째 찾게 됐다. 취임식에 이어 지난 9월 여야 대표와의 회동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국회 내부에서 박 대통령의 경호는 청와대 경호실이 전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외부 일정이 이례적으로 사전에 공개된 만큼 국회 경위와 경찰도 외곽 경호를 지원하면서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게 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