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예의는 지키겠지만…” 민주당 ‘항의’ 수위 고민

입력 2013-11-17 18:19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정국에 대한 ‘항의’와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골몰하는 모습이다.

일단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연설에 예의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17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국회를 방문하는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며 “민주당이 요구해 온 특검,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 민생 공약 이행 등 세 가지 요구사항은 국민의 요구이자 정국의 핵심 현안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분명한 언급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통합진보당에서 격하게 항의를 할텐데 민주당이 같이 나설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에도 침묵하고 있다며 시정연설 입퇴장 시 기립 거부, 검은 넥타이·스카프 착용, 연설 시 박수 거부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아예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전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최종 대응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통진당 의원들도 일단 시정연설에는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오병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묵묵부답으로 (대응) 할 수는 없고 예의를 지키면서 국민 기대 수준에 맞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