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67)] 양들은 괴롭다
입력 2013-11-17 18:14 수정 2013-11-17 18:16
참으로 예수를 잘 믿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였으나 ‘내가 구원을 받았는가’, ‘내가 가는 길이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인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되는 일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등록했다가 언젠가 떠나가고, 쉴 새 없이 교인들이 바뀌는 모습을 오랜 교회 생활 동안 보아왔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교회를 떠난 사람들 중에는 교인들 간의 갈등, 장로들과의 문제, 특히 담임 목사와의 관계 때문인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들 중에는 교회에 실망하고 신앙을 버리는 사람도 있으며, 다른 교회로 떠나는 경우도 많다. 이 교회, 저 교회를 전전하다 해답을 찾지 못해 천주교로 가는 경우도 있고 차라리 그냥 집에서 독자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도 의외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교회에 실망하는 경우는 신앙의 변화 때문인 경우가 많다. 1970년대와 80년대 교회는 비록 가난할지라도 오직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신앙이었다. 목회자도 가난했지만 그 열정만은 대단했다. 그 때 교회가 부흥했고 신본주의적 신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나님을 향한 간구와 전도의 열정이 넘치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삶이 넉넉해진 시대의 교회와 신학은 복음주의를 주장하지만, 인본주의적 신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회봉사, 섬김, 전도, 헌금 등 예전에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존하던 예배가 점점 퇴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느껴진다.
예배 시간에도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박수 소리와 드럼 소리, 기타 소리가 울리는 정신없는 예배 형태는, 예배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가진 오랜 성도들의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든 면이 있다.
더구나 찬송가 대신 CCM이 드려지고 인본주의적 설교는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양들은 괴롭다’는 말을 하는 성도들이 늘고 있다. 요 근래 신본주의 설교를 하시던 원로 목사님들이 은퇴하고 뒤를 이은 젊은 세대 목사님들의 설교는, 복음주의라고는 하지만 성경 해석의 방향이 전혀 틀린 경우가 많다. ‘신학교의 신학이 변했으니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더욱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은 왜일까.
근래에는 예수를 통하지 않고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종교다원론을 강단에서 외치는 목사님도 늘었다. 무천년설을 강의하다 보니 짐승의 표(666)는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된다는 설교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성경의 무오설을 따르던 신도들은 정말 갈 데가 없어진다. 강단의 경건성을 걱정하는 신도는 늘고 있는데, 강단의 경박성은 온 교회마다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설교 또한 책 이야기, 신문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 본인의 가정 이야기가 예화라는 틀을 사용해 너무 많이 차지한다. 생명력 있는 성경말씀은 너무 적게 언급되고 있다.
‘자, 이제 우리 하나님께 돌아갑시다. 그리고 말씀으로 무장합시다’라고 말하면 ‘보수꼴통’이라는 말이 되돌아 오기 십상이다.
보수신앙을 견지해 온 나는 ‘보수꼴통’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CCM은 예배 전에 부르고 예배 중에는 찬송을 드리자고 했더니 ‘목사의 허가도 없이 장로가 청년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우리 교회가 지금 과연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라는 말이 나의 절규였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물러설 수도 없고 나서기도 힘든 현실이다.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그 또한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단념할 수도 없고, 마냥 답답한 마음’이라던 교회 중직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래도 잘 하고 있는 교회가 많지 않느냐’는 것이 내 생각이다.
베드로 사도는 베드로전서 5장에서 ‘양 무리를 치되 부득이함으로 하지 말라’고 장로들에게 말씀하셨다. 더러운 이득을 좇지 말라는 언급이다.
재물에 욕심내지 말고, 위선으로 하지 말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하지 말고, 교인 앞에 군림하여 자신의 주장을 하지 말라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 목회자를 포함하는 모든 장로들에게 하시는 말씀이라 생각한다. 장로의 한 사람으로서, 오직 양 무리의 모범이 되어 양들이 괴롭다는 이야기가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성도들이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 이런 교회가 많아지도록 기도해야 겠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