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서울 도심 아파트 충돌] 제2롯데월드 ‘군용기 충돌 우려’ 재부상
입력 2013-11-17 18:09
민간 헬기의 초고층 아파트 충돌 사고를 계기로 군 공항 주변에 마구 들어서는 고층건물과 군용기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군과 항공 문제 전문가들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불과 5∼6㎞ 떨어진 곳에 건설 중인 제2롯데월드에 대해 우려 차원을 넘는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2009년 3월 건축이 허용돼 2015년까지 지하 5층, 지상 123층(555m)으로 건설되는 초고층 건물이다.
당초 공군은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해왔으나 이명박정부 때인 2008년 기존 서울공항 활주로 가운데 동편 활주로 각도를 3도 조정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충돌 방지를 위해 롯데 측이 항공기 안전 운항에 필요한 감시장비 등을 설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제2롯데월드 접근 때 경고하는 정밀감시 장비와 지형인식 경보체계를 서울공항에 있는 모든 수송기에 지난 10월 설치했다. 항공기 착륙 단계에서 정밀도와 안전도를 높여주는 정밀접근레이더(PAR)도 서울공항에 1대 추가 설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를 해도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항로상에는 보통 고층건물을 건축하지 않는다”며 “성남공항의 군용기들은 제2롯데월드 중간 지점 높이의 고도를 통해 이착륙해야 해 조종사들이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고층건물 유리창의 햇빛 반사 등으로 조종사에게 일시적인 시력상실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건물 사이에서 발생하는 와류(소용돌이바람) 등으로 기체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등의 위험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군용기에 갑자기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피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어 곧바로 건물과 충돌할 수도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