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의 기쁨을 고난의 필리핀·북녘 동포에게도…”

입력 2013-11-17 18:00 수정 2013-11-17 19:28


전국 교회, 일제히 2013 추수감사주일 예배

전국의 주요 교회들은 추수감사주일인 17일 한해 결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예배를 드렸다. 많은 교회들은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 이재민과 억압 속에 신음하고 있는 북녘 동포를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 또 소외 이웃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나눔 행사를 펼치면서 추수감사의 기쁨을 나눴다.

분당한신교회(이윤재 목사)는 교회 이웃에 살고 있는 독거노인, 조손가정 가장 등 350명을 초청, 20㎏들이 쌀 1포대씩을 선물했다. 지난달 초 방화로 외국인 무료급식소가 전소한 지구촌사랑나눔에도 교인들이 모은 성금 1500만원을 지원하고 재기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경기도 용인의 수지영락교회(배성식 목사)도 ‘베푸는 사랑’을 통해 추수 감사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북한 어린이를 위해 밀가루 10t을 마련, NGO인 민족사랑나눔(대표 림인식 목사)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고 인도의 의료선교 지원용으로 5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지원했다. 성도들이 함께 담근 김장김치 500포기는 지역 사회복지시설 및 노인정에 제공했다.

한센병 환자 360여명을 섬기는 전북 익산 구덕리의 정다운교회(이춘명 목사) 앞마당에서는 바비큐 파티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 목사가 돌보는 한센병 성도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교회는 또 떡과 작은 선물을 준비해 비신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웃 마을에 전달했고, 결손가정 자녀들이 생활하는 유아원에도 방문해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추수감사절이 생소한 이들에게는 ‘감사 신앙’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었다.

서울 신정동 상가건물 4층에 자리 잡은 새터교회에서는 탈북자 40여명이 추수감사예배를 드렸다. 강철호 목사는 설교에 앞서 추수감사예배의 의미를 잘 모르는 성도들을 향해 “올해에도 농민들에게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전부터 추수감사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인천의 재한일본인은혜교회 김흥규 목사는 “일본에서는 추수감사절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아 추수감사예배가 생소한 성도들이 있다”면서 “20여 성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저마다 가져온 과일을 나눠 먹으면서 애찬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서울 광장동 광현교회(김창근 목사)에서는 ‘태신자 초청잔치’가 열렸고,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와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등에서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쌀 기증 행사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노숙인 사역단체인 십자가선교회(대표 이재민 목사)는 오는 21일 낮 12시 서울역 광장에서 추수감사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한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이날 1985년 1월부터 28년여 동안 사용했던 서초동 예배당에서 마지막 예배를 드렸다. 오 목사는 ‘우리가 받은 특별한 기업’이라는 설교에서 “시간과 공간이 이동하면 의식의 이동을 가져온다”면서 “이제 새 예배당에 들어가면 하나님께서 주님의 대사, 주님의 종인 우리에게 새로운 비전과 통찰력을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마지막 예배를 기념하며 떡을 선물했다. 교회는 오는 24일 예정된 추수감사절 예배부터 지상 14층, 지하 7층, 6500석 규모의 서울 서초동 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다. 입당예배는 30일 열린다.

박재찬 백상현 김경택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