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용지로 100달러 지폐 만들어주마” 어설픈 위폐 사기범 덜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7일 특수 복사용지로 달러 지폐를 복사해주겠다고 속여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채려던 혐의(사기미수)로 프랑스인 Z씨(35)와 카메룬인 K씨(37)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9월 30일 서울 잠실동 한 호텔방에서 귀화한 파키스탄인 M씨 등에게 “특수 복사용지인 ‘화이트머니’를 이용해 100달러 지폐를 복사하겠다”며 시연회를 열었다. 이들이 화이트머니라 부른 용지는 달러 지폐 문양을 흰색 잉크로 인쇄한 흰색 복사종이였다.

이들은 미화 100달러 앞뒷면에 화이트머니 각 1장을 붙인 뒤 태연히 요오드 용액에 적신 솜을 지폐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어 비누거품이 가득한 물통에 달러 지폐와 화이트머니를 넣고 솜으로 또다시 문지르며 시선을 분산시켰다. 물통에 M씨의 시선이 집중된 순간 솜 안에 숨겨뒀던 진짜 지폐 2장을 꺼낸 뒤 “지폐가 복사됐다”고 주장했다.

시연회를 마친 이들은 M씨에게 “미화 10만 달러를 투자하면 투자금의 2배를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M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불법체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