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시모집 예측 어느 해보다 어려워”… 불안한 수험생들 수시 ‘올인’ 늘었다

입력 2013-11-18 05:48


올해 첫 선택형 수능으로 정시 예측이 어려워짐에 따라 수시 2차 원서 접수율과 수능 후 치러진 수시 논술고사 응시율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하락에 대한 불안감과 “정시까지 가긴 힘들다”고 생각한 수험생들이 총 6회의 수시 지원 기회 중 남은 카드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및 수도권 대학 37개교가 지난 15일 수시 2차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원자 수가 13만5075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1648명(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중앙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 17개 대학은 4만3020명이 지원해 지난해보다 6.7%,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20개 대학은 9만2055명이 지원해 10.8% 증가했다.

대학별 경쟁률은 경기대(서울)가 35.26대 1로 가장 높았고, 경기대(수원) 27.75대 1, 안양대 26.71대 1이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는 경기대, 동국대(21.09대 1), 건국대(16.99대 1), 서울여대(16.64대 1), 이화여대(11.86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수도권은 경기대(수원), 안양대, 가천대 메디컬(20.69대 1), 강남대(19.94대 1), 가천대 글로벌(19.61대 1) 순이다.

임성호 하늘교육중앙 대표는 “올해 첫 선택형 수능이 도입된 데다 수능 가채점 결과 문·이과 모두 전년에 비해 예상점수가 낮아져 정시 예측이 어느 해보다 어려워졌다”며 “불확실한 정시보다 수시에 집중하려는 수험생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도 “수능이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수시에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논술고사 응시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려대·한양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 서울 주요대학 논술고사가 치러져 수험생들 사이에서 ‘A매치 데이’라고 불리는 16∼17일 수험생들의 논술 응시율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상승했다. 한국외대의 경우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이상 상승한 70%를 기록했고, 한양대는 전년대비 2% 포인트 상승(65→67%)했다.

한국외대 유기환 입학처장은 “선택형 수능이 어려워 정시에 두려움이 있는 학생들이 수시로 몰려서인지 올해 논술 응시율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자연계열 논술에 응시한 서울 이화여고 김모(18)양은 “입시기관마다 배치표 차이가 심한데다 입시전략 짜기가 어려워 수시에 지원했다”며 “정시까지 가지 않고 이번 수시에서 (대입이) 결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시에서 합격하면 정시를 포기하고 반드시 해당 대학에 입학해야 하기 때문에 예년에는 수능을 잘 본 학생의 경우 고의로 논술시험을 보지 않는 일이 제법 있었다”면서 “올해 수능에서는 평소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이 많고 선택별 수능 때문에 주요 대학의 합격선 추정이 어려워져 수시에 집중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