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시즌 다가오는데… ‘승진잔치’ 없는 조용한 연말 예고

입력 2013-11-17 17:36


재계의 연말 임원 인사철이 다가왔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인사’가 주된 흐름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각 그룹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일부는 승진 또는 경질도 전망되고 있다. 삼성그룹 등은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오너 일가의 후계구도와 맞물린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다음달 초 사장단 인사를 하고 1주일 정도 지난 뒤에 임원 인사를 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삼성그룹은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의 삼성에버랜드 이관,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자재 및 건물관리 사업 부문의 양도, 삼성SDS의 삼성SNS 합병 등 계열사 사업구조 개편이 활발했다. 이에 따라 각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인사 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임원들이 계열사로 내려가는 기존 흐름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대부분의 그룹은 인사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다음달에 있을 임원 인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위 임원 인사는 통상 연말에 하지 않았다.

최태원 회장이 자리를 비운 SK그룹은 경영권 부재 상황을 감안해 인사 폭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의 공백으로 비상경영에 들어간 한화그룹도 연말에 인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LG그룹은 이달 말에 계열사별로 CEO를 포함한 임원 정기 인사를 할 예정이다. 올해는 내년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인사 폭이 작을 것으로 재계는 예측하고 있다. 다음달 초 임원 인사를 앞둔 GS그룹도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춰 인사 폭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체제가 들어선 2년 전에 큰 폭의 인사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직 안정 등에 신경을 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 불황에도 좋은 성과를 거둔 데 따른 승진 등 논공행상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 부문), 신종균 사장(IT·모바일 부문)의 승진이 관심사다. 두 사업부문 모두 실적이 좋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후임 CEO가 선임될 내년 3월까지 인사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3월 소폭 인사를 했던 포스코는 CEO 교체 이후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전망된다.

한진그룹은 통상 12월 말, 1월 초에 임원 인사를 했는데 아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인사 초점을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 정상화에 맞출 것으로 보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시기는 아직 ‘안갯속’이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 오너가 재판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도 인사 시기나 폭이 불투명하다.

한편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승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부사장에 오른 지 3년이 지난 데다 패션사업이 삼성에버랜드로 넘어가 이동할 개연성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