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 ‘지문 잠금장치’ 귀차니스트도 홀딱… 넥서스5, 메모리·속도 뛰어나고 가격도 착해
입력 2013-11-17 17:06
라이벌 새 모델 일주일간 써보니…
세계 최대의 IT기업인 구글과 애플이 최근 나란히 국내에 스마트폰 새 모델을 내놨다. 애플은 아이폰5s를 통해 안드로이드로 기우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격을 노리고 있다. 구글은 레퍼런스폰(특정 운영체제를 탑재할 때 제작의 기준이 되는 폰)인 넥서스5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17일까지 두 제품을 일주일 간 체험해봤다.
◇최고의 사용자 경험 아이폰5s=아이폰5s가 아이폰5에서 기능상 달라진 건 카메라와 전면 홈버튼 두 개뿐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아이폰5를 버리고 아이폰5s를 새로 사게 할 정도로 매력이 있다. 홈버튼에는 지문인식 센서 ‘터치ID’가 탑재됐다. 그동안 스마트폰 보안은 걱정됐지만 비밀번호나 패턴입력이 귀찮아서 방치했던 사용자에겐 단비 같은 기능이다. 터치ID는 손가락 지문을 인식해서 스마트폰 잠금을 풀 때 사용할 수 있다. 등록 가능한 지문 수는 5개다. 보통 양손 엄지와 검지 총 4개를 등록하면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인식률은 매우 뛰어나다. 화면이 꺼져 있을 때 홈버튼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정도의 시간만 있으면 잠금이 풀린다. 따로 잠금설정을 안 했다고 착각할 정도다. 하지만 사용자 외에 다른 사람은 아무리 홈버튼을 눌러도 잠금 상태를 유지한다. 가장 확실하면서도 편리하게 스마트폰 보안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다.
화질 좋기로 유명한 아이폰의 카메라는 성능이 더 개선됐다. 화소수는 800만 화소로 1000만 화소 이상인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지만 화소수가 화질을 결정하는 건 아니다. 아이폰5s의 ‘아이사이트(iSight)’ 카메라는 아이폰5보다 센서 크기가 15% 커졌다. 조리개도 f/2.2로 아이폰5의 f/2.4보다 개선됐다.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어두운 환경에서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초당 10장의 사진을 고속으로 연속 촬영해 그중에 잘 나온 사진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연사 기능은 일상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수십 장을 찍으면 아이폰5s가 얼굴 표정, 사진 밝기 등 상태가 제일 좋은 사진을 표시해준다. 아이폰5s는 ‘어떤 상황에서든 눈에 보이는 대로 표현해 낸다’는 원칙에 충실한 촬영결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아이폰5s는 아이폰5와 같은 크기의 화면과 탈착이 불가능한 배터리라는 아이폰 특유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선택하는 데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아이폰5s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득세하는 가운데서 여전히 경쟁력 있는 대안이다.
◇가장 구글다운 넥서스5=넥서스5는 여러 모로 아이폰을 연상시킨다. 배터리가 교체 불가능한 일체형이고 외장메모리 확장이 안 된다는 폐쇄적인 특성 때문이다. 또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최신 버전인 킷캣4.4를 탑재했고 이동통신사가 출고할 때 미리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전혀 없다는 점도 닮았다. 넥서스5를 처음 작동시키면 설치된 앱은 구글이 미리 설치해 놓은 20여개밖에 없다. 국내에 출시되는 스마트폰 대부분이 50개 안팎의 앱이 설치된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의 선택 폭이 넓다. 사용자가 원한다면 구글플레이에서 모든 앱을 설치할 수도 있다. 그만큼 메모리가 넉넉하기 때문에 넥서스5의 체감 속도는 다른 폰에 비해 빠른 느낌이 든다. 킷캣이 젤리빈에 비해 메모리 관리 등에서 성능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넥서스5는 한 손에 쥐었을 때 손에 잘 맞는 기분이 들게 한다. 옆과 뒷면에 우레탄 소재를 사용해 부드러운 촉감이고 크기도 성인 남성에게 적당했다. 디자인은 단순하고 명료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5인치 풀HD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G2 등 다른 LG전자 제품과 비교해서 색감이 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에는 LG전자 G2에 적용됐던 손떨림보정(OIS) 기능이 탑재됐다. 화질은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과 비교해 떨어지지도 뛰어나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이다.
넥서스5는 구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이다. 안드로이드 폰의 ‘기준’이지만 정작 안드로이드 폰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다. 그만큼 삼성전자 제품이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홈버튼이 없고 뒤로가기 버튼이 왼쪽에 있는 넥서스5는 갤럭시 시리즈에 익숙한 소비자가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넥서스5의 출고가는 16GB가 45만9000원으로 최신 스마트폰의 절반 가격이다. 보조금이 없어 초기 구입비용은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2년 약정에 묶이기 싫고, 통신사 간섭 없이 안드로이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넥서스5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