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수교 130주년 펠릭스 헬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
입력 2013-11-17 17:12 수정 2013-11-17 19:33
웅장한 오르간 소리… 폭풍처럼 밀려오는 감동
‘음악의 아버지’ J. S. 바흐의 솔로 250곡 전곡을 아시아 최초로 연주하는 대장정이 시작됐다.
세계적인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펠릭스 헬(28)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영산아트홀에서 오르간 역사상 가장 유명한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65를 연주했다. 천둥이 치면서 폭풍우가 몰려오는 듯한 힘찬 음향이 홀을 가득 채웠다. 연주 내내 웅장함과 경건함이 조화를 이뤘다. ‘전주곡과 푸가 D장조’ BWV 532로 이날 연주가 끝나자 숨죽였던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이명숙(55·염산교회) 집사는 “발이 페달 위로 날아다니고 손이 건반 위에서 춤추는 듯했다”며 “환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독일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는 공연 전 무대에서 “존경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한국어로). 저명한 헬의 독주회는 한·독관계의 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헬은 다음 달 7일까지 모두 10차례 연주한다. 솔로를 위한 바흐 작품 250곡 전곡이 대상이다. 전곡 연주는 생애 네 번째다. 장신대(18일) 경동교회(21∼23일) 서울신학대(28∼30일) 이화여대(다음 달 6일)를 거쳐 영산아트홀(다음 달 7일)로 다시 돌아와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는 20여개 국가에서 1000여 차례 연주한 경력을 갖고 있다.
독일 팔츠 태생인 헬은 7세부터 오르간을 배웠고 9세부터 교회 반주자로 봉사했다. 14세 때 미 커티스 음대를 18세 최연소로 졸업했다. 이어 피바디음악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어릴 때부터 루터파 교회에서 성장한 그는 루터신학대 상임연주자로 사역하고 있다. 게티스버그 선더만 콘서바토리 교수이기도 하다.
한국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헬은 김성수(64) 고신대 총장의 사위다. 미 피바디음악원에서 만난 김 총장의 딸 김은혜(31)씨와 2010년 결혼했다. 헬은 공연 전 대기실에서 “아내의 나라에서 연주를 하게 돼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김 총장은 “사위는 한국 음식을 참 좋아한다. 특히 김치찌개를 좋아하고 잘 끓인다”고 소개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