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혈액 유전체 분석해 비만·당뇨 걸릴 위험 예측

입력 2013-11-17 17:27


이대목동병원 김영주 교수팀

출생 시 제대혈(탯줄혈액)에 담긴 유전체를 분석, 장차 청소년기 또는 성년기에 비만, 당뇨 등 각종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을 예측하는 새 진단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사진) 교수팀은 소아청소년과 박은애, 예방의학과 하은희·박혜숙,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박윤정 교수 등과 공동으로 2003∼2005년 태어난 신생아 90명의 탯줄혈액을 채취하고, 이들이 7∼9세가 될 때까지 약 10년간 성장 및 신체발달 사항을 추적 관찰했다. 특히 비만 및 식이 조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가운데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유전자를 선별하고 ‘메틸화’(유기 화합물에 메틸기를 결합시키는 반응) 작업을 통해 성장기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과의 상관관계를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탯줄혈액에서 메틸화 반응이 잘 일어나는 유전체의 소유자들일수록 대사증후군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탯줄혈액 내 메틸화 반응이 높은 군은 출생 시 체중과 폰데랄 지수(㎏/㎥·체표 면적당 몸무게로 비만지수의 일종)가 낮게 측정됐지만, 이 아이들이 자라서 7∼9세 무렵에 측정한 공복 시 혈중 중성 지방 농도와 인슐린 농도는 각각 113.89 ㎎/㎗와 10.13μIU/㎖로 정상 아이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정상 아이들에서는 혈중 중성 지방 농도와 인슐린 농도가 각각 67.29 ㎎/㎗와 7.64μIU/㎖로 측정됐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비만자와 당뇨 환자들은 인슐린 과잉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탯줄혈액에서 POMC 유전자를 선별, 메틸화 반응 정도를 측정하면 출생과 동시에 당뇨, 비만,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가 생길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내년 초 당뇨병 전문 국제 학술지 ‘다이어비츠 케어(Diabetes Care)’ 신년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