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족저근막염

입력 2013-11-17 17:26 수정 2013-11-17 17:28


요즘 뒤꿈치가 아프니까 족저근막염에 걸린 게 분명하다며 정형외과를 찾는 이들이 많다.

족저근막이란 엄지발가락을 위로 젖히고 발바닥을 만져보면 안쪽에 힘줄처럼 튀어 올라 있는 인대를 가리키는 의학용어다.

우리 몸의 인대나 힘줄은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탄력을 잃게 된다. 슬픈 일이지만 오래된 고무줄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족저근막 역시 이런 노화과정을 겪는다. 중년 이후 족저근막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게 되면 족저근막이 시작되는 뒤꿈치 뼈 부위가 미세하게 찢어지며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환자들은 대개 이른 아침 첫발을 내디딜 때 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이상을 자각하게 된다. 다리를 움직일 때 밤새도록 쉬고 있던 족저근막에 갑자기 긴장이 가해져서다.

족저근막염은 초기엔 집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마사지와 스트레칭만으로도 충분히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오래 쉬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전에 마사지를 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마사지 요령도 어렵지 않다. 만약 오른쪽 뒤꿈치가 아프다면, 오른쪽 무릎을 굽혀 왼쪽 허벅지에 발을 올린 후 엄지발가락을 위로 들어 올린다. 그러면 발바닥 쪽에서 족저근막이 튀어나오는 게 보일 것이다. 그 때 왼손으로 뒤꿈치와 족저근막이 만나는 부위를 문질러준다. 마사지는 하루 2∼3회, 매회 10분 정도 반복하는 것이 좋다. 페트병에 물을 담아 냉동실에 넣어 얼려두었다가, 저녁에 쉴 때 꺼내서 바닥에 놓고 발로 굴리는 얼음마사지도 권장된다.

족저근막염 환자들은 대부분 아킬레스 힘줄이 긴장돼 있기 일쑤이다. 따라서 하루 3회 이상 매회 10분 정도 무릎을 쭉 편 상태에서 손으로 벽을 짚은 채 다리를 뒤로 뻗는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런 마사지와 스트레칭 운동을 한 달 이상 계속했는데도 계속 아프다면 이미 만성기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이 때는 아무리 진통제를 복용해도 소용이 없다. 발 질환 전문 정형외과 의사의 진찰과 적절한 처방이 필요하다.

가장 주의할 것은 약물 남용이다. 만성 족저근막염에는 약이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약은 가능한 한 통증이 심할 때 고통을 줄이는 용도로만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쓸데없이 두 달이고, 세 달이고 장기간 약을 복용해선 속만 버리기 쉽다. 주사제도 마찬가지다. 주로 스테로이드제와 마취제 약물을 혼합해 염증이 있는 부위에 투여하게 되는데 스테로이드제의 경우 과용 시 근막 자체를 손상시킬 위험성이 있다.

최근 들어 초음파로 족저근막을 자극, 급성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에 대한 인체의 자연치유 작용을 유도하는 체외충격파 요법을 많이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이 치료는 시술 후 한 달 이상 기다려봐야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게 흠이다.

정진화 여의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