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들이 펼치는 열정·꿈의 파노라마… 겨울코트 매력을 아십니까
입력 2013-11-17 19:05
여자 겨울스포츠의 대표적인 종목인 배구와 농구가 실력까지 겸비한 ‘얼짱’ 선수들을 앞세워 부흥을 꿈꾸고 있다. 각 구단들은 선수 유니폼을 더욱 세련되게 바꾸는가 하면 다양한 팬 서비스 기법을 동원해 인기몰이에 나섰다. 연맹은 조직과 경기 규칙, 선수 운영 규정 등도 관객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과감하게 대수술을 단행했다. 앞으로도 종목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뼛속까지 다 바꿀 태세다. 어쨌든 올 시즌 두 종목을 사랑하는 팬들에겐 즐겁고 신나는 한 철이 될 전망이다.
◇여자농구 부활을 위해선 뭐든 한다=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지난해 7월 최경환 총재가 여자농구 수장에 오른 이후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여자농구인데 흥행을 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론에 안주해왔으나 앞으로 적당주의는 안 통할 것 같다.
WKBL이 2013∼2014시즌에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것 중 하나가 2군 리그다. 여자농구도 선수층이 얇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WKBL은 2군 리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동안 퓨처스리그를 운영해왔지만 체계적이지 못했다. 그들만의 리그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시즌부터 1군 경기에 앞선 오픈 게임 형태로 바꿨다. 팀당 15경기씩, 챔프전 포함해 총 48경기를 주말 경기에 앞서 오후 4시부터 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2군 리그가 경기 출전 기회가 적은 신인급 선수들의 등용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여자농구는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컸다. 그래서 뛰는 선수만 혹사당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비시즌에 벌어지는 국가대항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표선수 차출을 두고 잡음이 일기도 했다. WKBL은 이런 해묵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2군 리그 활성화를 들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차를 좁혀야만 각 팀들도 대표선수 차출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총재 부임 이후 5년 만에 부활시킨 외국인 선수 제도도 이번 시즌엔 2명 보유에 1명 출전으로 변화를 줬다.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12명 외국인 선수들은 평균 기량이 출중하다. 이는 팬들에게 확실한 볼거리가 되고 있다. 삼성생명 등 몇몇 구단은 유니폼도 바꿨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유니폼을 벤치마킹해 소매를 짧게 하고 신축성을 높였다.
연맹은 미녀군단을 적극 활용하는 흥행몰이도 진지하게 고려중이다. 일부 비판이 있을지 모르지만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선수들을 내세워서라도 팬들의 관심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을 방송에도 출연시키고,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스타로 키워 골수 팬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걸출한 스타 한명이 여자농구 전체를 먹여살릴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실제로 연예인 외모 뺨치는 숨은 미녀들이 코트에는 즐비하다.
제25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팀에 복귀한 ‘코트의 손예진’ 강영숙(32·1m86·KDB생명)을 비롯해 신한은행 김단비(23·1m80), 우리은행 양지희(29·1m85) 등도 코트를 빛나게 하고 있다. 이 밖에 신한은행의 ‘미녀슈터’ 김연주(27·1m78), 하나외환 박은진(30·1m80), 삼성생명 양지영(20·1m81), KDB생명 전보물(20·1m77) 등도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얼짱’ 신인 선수들도 세대교체 바람과 농구 붐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일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신한은행의 신인 가드 김규희(21·1m70)는 주전 가드 최윤아(28·1m68)의 뒤를 받치며 18분49초 동안 3점슛 1개를 포함해 5점을 넣었다. 김규희는 지난 시즌 28경기에서 평균 13분42초를 뛰며 식스맨 노릇을 톡톡히 했고 정규리그 7라운드 기량발전상을 받으며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국민은행의 가드 홍아란(21·1m74)과 심성영(21·1m65)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6일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로 지명된 하나외환의 신지현(18·1m73)과 KDB생명 김시온(18·1m77)도 지난 13일 첫 대결에서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꽃사슴’ 경쟁자들 수두룩=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는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됐기 때보다 어느 해보다 더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여자배구는 6개 팀이 모두 우승후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혼전이 예상된다. 수준 높은 외국인선수들도 가세해 인기 부활을 예고하는 여자 배구는 흥국생명이 스커트형 유니폼을 입는 등 한층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여자부 경기에서 현대건설의 ‘꽃사슴’ 황연주(27·1m77)가 모처럼 ‘거포’ 실력을 뽐내며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황연주는 이날 66.67%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16득점했다. 특히 2세트에는 홀로 10득점을 올렸다. 상대 범실을 제외하고 공격과 블로킹, 서브 등으로 팀이 올린 득점(21점)의 절반 가까이를 황연주 홀로 책임졌다.
황연주는 키가 그리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거포선수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고 코트를 장악하는 플레이로 유명하다. 황연주는 2010∼2011시즌에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영예도 차지했다. 그간 국내 배구 V-리그에서 활약하며 여자 배구 3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기록했다. 황연주와 호흡을 맞추는 센터 양효진(24·1m90)도 큰 키에 앳된 외모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첫 게임에선 부진했으나 이후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는 IBK기업은행전에서 블로킹 5개 포함해 22점, KGC인삼공사전에선 14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황연주의 강력한 라이벌은 도로공사의 곽유화(20·1m79)다. 반듯한 이목구비와 귀여운 이미지의 곽유화는 “올 시즌에는 미모뿐만 아니라 실력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곽유화의 팀 후배인 ‘신인’ 고예림도 눈에 띈다. 고예림은 이미 아마추어무대에서부터 ‘얼짱’이라는 별명이 붙었었다.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의 IBK기업은행 이소진(26·1m80)도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GS칼텍스의 토종 에이스 한송이(29·1m86)도 올 시즌을 뜨겁게 달굴 선수로 꼽힌다. 한송이는 지난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3대 2로 승리를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한송이는 블로킹 5개 포함 27점을 올리고 수훈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