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이용규 KIA 떠나려나… “구단 협상태도 진정성 없어”
입력 2013-11-16 05:00
“머릿속에서 KIA를 지우겠다. KIA에 뿌리 내리고 싶었는데….”
KIA의 이용규(28)가 단단히 뿔났다. 국가대표 리드오프인 이용규는 15일 원 소속구단인 KIA에 매우 섭섭한 심경을 밝혔다.
이용규는 “구단이 (나와) 협상할 마음이 없다”면서 “나를 원한다는, 나를 잔류시키겠다는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용규가 이처럼 화난 이유는 KIA가 자신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KIA가 재계약 조건도 밝히지 않는 등 불성실한 자세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이용규는 “KIA에 뿌리 내리고 싶다”는 말까지 하며 KIA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서운할 수 밖에 없다.
KIA는 올 시즌 8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윤석민에 이어 이용규마저 떠나면 KIA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팬들의 반응도 차갑게 돌변하고 있다. 이용규가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왜 용큐(이용규 별명)를 버리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그렇게 되면 난 KIA 팬 안 한다”는 등의 격한 댓글도 올라왔다. KIA는 “이용규가 원하는 금액을 충분히 맞춰줄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에 대해 이용규는 “협상하러 광주에 갈 마음이 없다”며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6일까지 이용규와 합의하지 못하면 이용규는 FA시장에 나온다. 그러면 KIA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이 17∼23일 이용규와의 협상을 할 수 있다. KIA로선 어떻게 해서든지 16일까지는 이용규를 잡아야 한다.
한편 LG 트윈스의 주장 이병규(39)는 3년 총액 25억5000만원에 팀 잔류를 선택했다. LG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백순길 단장이 이병규와 만나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8억원에 3년 재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병규는 올해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16명의 선수 중 강민호(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계약을 마쳤다.
이제 FA 시장의 시선은 ‘태풍의 눈’인 한화와 NC에 쏠리고 있다. 한화는 류현진을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보내고 받은 이적료 290억원을 이번에 원 없이 풀 방침이다. 지난해 FA 영입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듯 김응용 감독의 요청대로 외야수 2명을 꼭 데려올 전략을 세웠다. 1군에 진입하자마자 7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NC의 김경문 감독도 내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필요한 FA를 반드시 잡을 작정이다.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이상 두산), 정근우(SK) 등 준척급 선수들도 최악의 경우 결별을 염두에 두고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