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본인·이웃 건강까지 생각한다면 금연을
입력 2013-11-15 18:13
대학 동창 두 명이 올해 초 잇따라 폐암 진단을 받고 각각 6, 10개월째 투병 중입니다. 한 친구는 학교 다닐 때부터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운 말 그대로 체인 스모커, 다른 친구는 담배라곤 평생 한 대도 피워 본 적이 없는 완전 비(非)흡연자입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최근 들어 담배를 한 대도 피운 적이 없는 비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적잖아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연간 폐암 환자 수는 2만명 선인데, 이 가운데 비흡연 폐암 환자가 무려 3000여 명에 이른답니다. 이는 전체 폐암 환자 중 약 15%가 직접 흡연의 영향이 아닌, 다른 이유로 폐암에 걸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담배가 폐암을 유발하는 초강력 발암원인 것은 맞지만, 담배 외에도 폐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김주현 흉부암센터장은 “간접흡연은 물론 매연, 라돈, 석면 등 산업 분진과 영양결핍, 운동부족, 유전자 변이 등에 의해서도 폐암이 생길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특히 간접흡연은 직접흡연 못잖게 폐암 발병 위험을 20∼30%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많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멀리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담배는 흡연자 자신은 물론 그렇지 않은 가족과 이웃 사람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는 요물임이 분명합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