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나군’-서강·중앙대 ‘가군’ 대이동
입력 2013-11-15 18:06 수정 2013-11-15 23:25
서울대가 2015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모집군을 ‘나’군에서 ‘가’군으로 옮김에 따라 대학가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당장 고려대와 연세대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정시 모집군을 바꾸기로 했고 서울대와 함께 나군에 있던 서강대는 가군으로 옮긴다. 중앙대도 주력 모집군을 나군에서 가군으로 옮기기로 했다.
고려대는 15일 대학입학전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5학년도 입학전형안을 확정했다. 고려대는 “수험생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정시 모집군을 현행 가군에서 나군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역시 정시 모집군을 가군에서 나군으로 바꾸기로 한 내용을 담은 입학전형안을 내놨다.
전날 서울대의 입학전형안 발표 후 주요 대학들의 정시 모집군 이동 예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화여대와 경희대(서울캠퍼스)는 고심 끝에 올해와 마찬가지로 정시모집 가군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대가 의·치대에 대한 문과생 지원을 허용함에 따라 각 대학의 계열별 교차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대에 이어 이화여대도 내년 정시에서 의예과에 문과생 지원을 허용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수능 자연계 응시자도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논술 전형 축소 움직임도 거세다. 서울대가 논술 전형을 없애기로 한 데 이어 주요 상위권 대학들도 내년 입시에서 논술 전형을 축소하기로 했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10% 줄이기로 했다.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도 논술로 선발하는 인원을 10∼15% 줄인다.
각 대학 입시안 발표에 따라 수능 성적에서 비교적 유리한 특목고의 입시 경쟁률이 더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대학들이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정시모집 비중을 확대한 입시안을 내놓으면서 특목고를 지원하는 중3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25~27일 원서를 접수하는 서울지역 외고 경쟁률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지역 외고 입시를 준비해온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중3 아들을 둔 서울 목동의 학부모 이건호(44)씨는 “수능 위주 정시모집이 강화되고 의대·치대에도 문과생 지원이 가능하다니 외고를 준비하는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의·치대를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들 중에 수학 부담이 적은 외고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당장 외고 입학 경쟁률이 치열해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정승훈 황인호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