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RO 녹취록 일부 오류 시인

입력 2013-11-15 17:57 수정 2013-11-16 00:36

국가정보원이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비밀회합 참석자들의 발언 내용 녹취록에 일부 오류가 있다고 인정했다.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녹취록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한 반면 국정원은 단순 실수라고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15일 열린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내란음모 혐의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직원 문모씨는 “변호인단이 이의제기한 부분을 다시 들어본 결과 잘못 들은 곳이 있어 녹취록 일부를 재작성했다”고 밝혔다.

문씨는 5월 12일 서울 합정동 RO 모임의 당초 녹취록에서 ‘결전(決戰) 성지’, ‘성전(聖戰) 수행’, ‘전쟁을 준비’, ‘혁명의 진출’ 등의 호전적 표현을 썼다가 변호인단이 문제 삼자 이 부분들을 각각 ‘절두산 성지’, ‘선전 수행’, ‘구체적으로 준비’, ‘혁명적 진출’로 고쳤다. 문씨는 지난 5월 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청소년수련원 RO 모임의 녹취록에서도 112곳을 수정하는 등 자신이 작성한 7개 녹취록 가운데 4개를 수정·보완해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녹취록이 의도적으로 왜곡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씨는 “처음 녹음 파일을 들을 때 잘 안 들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료들과 20∼30차례 다시 들을 만큼 최대한 그대로 기록하려고 했고, 어떠한 의도가 있거나 왜곡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음성분석 전문가 등 3명의 증인들은 “국정원으로부터 의뢰받은 파일을 감정한 결과, 위·변조로 판단할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