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콩고의 ‘작은 기적’] 일룽가 와 물룸부 교장 “성적도 출석률도 쑥쑥 올랐어요”

입력 2013-11-16 04:08


DR콩고 리카시 키순카 지역의 누루초등학교에서 만난 일룽가 와 물룸부(54·사진) 교장은 두 손을 모으며 “한국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월드비전이) 건물 하나를 지었을 뿐인데 학교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학생들 성적이 크게 올랐다. 열악한 교육 환경이지만 이 지역은 나름 교육열이 높은 편에 속한다. 시(市)에서 진행하는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이 지역은 늘 순위권 밖을 맴돌았다. 그러나 건물을 지은 뒤 이 학교 오전반이 1등, 오후반이 2등을 차지했다고 한다. 물룸부 교장은 “학생들이 새 건물에서 수업을 들은 뒤 집중력도 크게 늘었고 출석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벽돌로 지은 건물은 ‘안전한 공간’을 의미한다. 지붕 없이 흙으로 덧발라 만든 기존 건물은 무너지기 일쑤였다. 물룸부 교장은 “오전·오후반 각각 300명 수준이던 학생이 지금은 각각 421명과 385명으로 크게 늘었다”며 “학생들이 안전한 장소에서 공부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늘어나는 통에 교무실로 만든 공간마저 교실로 내줬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예전의 흙더미 건물에서 지내고 있다.

변화는 교사들에게서도 나타났다고 한다. 그는 “교사들의 일하는 방식도 달라졌다”며 “학생들에게 거는 기대가 커졌고 수업에 더 열의를 갖고 가르친다”고 했다. 이 학교를 지원하는 교사도 크게 늘었다.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인기 학교’가 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마을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 그는 “많은 아이들이 학교가 멀거나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이란 이유로 진학을 포기한다”며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카시=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