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들 재단 설립 붐] 양준혁 “야구 통해 인성교육… 학교폭력도 해결하고 싶어”

입력 2013-11-15 18:14 수정 2013-11-15 23:22


통산 최다 안타(2318개), 통산 최다 경기 출장(2135번), 통산 최다 타수(7332개), 통산 최다 타점(1389개), 통산 최다 득점(1299개), 통산 최다 루타(3879개), 통산 최다 4사구(2658개)…. 수많은 기록을 만들며 ‘야구의 신’으로 불렸던 양준혁(44·사진). 그는 2010년 은퇴한 후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송인으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에도 바쁜데 2011년 5월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재단(양준혁야구재단)까지 만들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양 이사장에게 재단을 만든 이유를 물어봤다.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요즘 보면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요. 또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려 폭력을 일삼는 아이들도 많죠. 야구를 통해 인성교육을 하고 학교폭력도 해결하고 싶었어요.”

양 이사장은 이를 위해 ‘청소년 야구 드림 페스티벌’을 4년째 진행하고 있다. 올해 드림 페스티벌은 지난 8월 모교인 영남대학교에서 33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1박2일 일정으로 열렸다.

유니폼을 벗고 사회에 나와 보니 소외된 아이들이 너무 많아 놀랐다는 양 이사장은 이들을 위해 ‘멘토리야구단’을 만들었다. 현재 서울·양주·성남·시흥·대구에 5개 팀이 있다. “다문화가정 아이, 저소득층 아이, 그리고 새터민 자녀를 받아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말이나 중계가 없는 날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죠.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처음엔 위축된 모습을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완전히 달라지더군요.” 양 이사장은 뿌듯한 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멘토리야구단’의 각 팀엔 25명의 선수가 있다. 양 이사장에게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겠다고 하자 이렇게 대답했다. “주위에서 도움을 조금 받지만 턱없이 부족해요. 어디 가서 손도 못 벌리겠고….” 현재 재단은 기업체 후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재단은 12월 7일 오후 1시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2013 희망더하기 야구대회’를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자선 대회의 수익금은 재단이 운영하는 멘토리 야구단 후원에 사용된다. 대회엔 2년 연속 프로야구 최우수선수를 수상한 박병호(넥센)을 비롯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 박한이(삼성) 등 9개 구단 현역 선수들과 연예인 정준하, 이병진,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허민 대표 등 50여명이 참여한다.

양 이사장은 재단 운영이 어렵지만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제가 어렸을 때 어려운 형편에서 야구를 했어요. 그때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이제 제가 베풀 때가 된 거죠. 얼굴에 그늘이 졌던 아이들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1년 전 한화 코치직 제안을 받았는데, 재단을 내팽개칠 수 없어 고사했죠. 바쁘고 힘들지만 이렇게 사는 게 좋습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