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호의 요절복통 (要節福通)] 내일 일은 난 몰라요
입력 2013-11-15 18:24 수정 2013-11-15 21:37
오늘의 요절(마 6:3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
다섯 살짜리 딸을 둔 방 집사님은 남편이 출근한 뒤 십자가가 걸린 벽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 일과였다. 염려나 걱정거리가 생기면 ‘기도거리가 생겼네’ 하면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 하는 그런 믿음의 소유자다. 딸아이도 그 옆에 무릎 꿇고 앉아 엄마의 기도하는 내용을 듣는 게 즐거운 일이었다.
방 집사: (기도) 사랑의 하나님! 그저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내일 일은 내일 할 것이란 말씀만 믿고 그저 내일 염려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내일 일을….
딸아이: 엄마, 엄마!
방 집사: 기도하고 있는데…. 왜?
딸아이: 만날 같이 기도할 때 내일, 내일 그러는데 내일이 언제야?
방 집사: 내일이 언제야? 내일은 내일이지.
딸아이: 그러니까 그 내일이 언제냐고요?
방 집사:(기도 마저하려는 마음에 재빨리 설명한다) 오늘은 알지? 근데 어저께 우리는 오늘을 내일이라고 불렀거든. 그럼 내일이 오면 내일은 다시 오늘이 되겠지. 그러니까 내일이 되면 오늘은 어저께가 되는 거야. (말이 꼬이기 시작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횡설수설 시작) 그러니까 모레가 되면 내일은 어저께가 되고 모레가 오늘이 되는 거야.
딸아이: 아빠랑 똑같다.
방 집사: 무슨 얘기야?
딸아이: 엄마도 부엌에 가서 몰래 술 마셨지?
방 집사: 헐!
전영호의 福으로 通하는 생각
새로운 내일을 만들기 위해선 하나님의 자문이 필요하지만 괴로운 내일은 그저 넋 놓고 기다리기만 해도 찾아온다.
<개그작가·유머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