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누나 ‘4000만 바울’인가] 교회 남동생들의 수다
입력 2013-11-15 17:37 수정 2013-11-15 21:29
“아픈 머리 만져 주던 누나… 부케는 언제 들지?”
“교회 안에서, 선교 현장서 레이더 계속 돌리세요”
‘교회 동생들’이 부케로 꽃집 차릴 판이라고 한탄하는 ‘교회 누나’에게 한바탕의 수다로 헌사를 바쳤다. CCM 듀오 ‘축복의 사람’ 박요한(37)과 래퍼 Cross K.C(34·본명 김동민)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아침나절 내내 누나 이야기를 했다. 달콤한 카페라떼를 마시면서. 동생들 보기에 교회 누나가 얼마나 예쁜지,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아름다울지. 두 사람은 서울 방배동 삼호침례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Cross K.C(이하 크케)=아마 교회 남동생이라면 누구나 교회 누나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 같다. 중1 때 교회에 대학생인 K누나가 있었다. 내가 감기 걸려서 머리가 아팠는데 이마에 손을 대고 ‘하나님 동민이 빨리 낫게 해주세요’ 기도하던 다정한 누나였다. 이 누나들이 중고등부·청년부의 중심이었다. 길게 봐도 이 누나들이 결국 집사가 되고 권사가 돼 교회 일을 거의 다한다.
△박요한(이하 요한)=세 살 위 P누나는 항상 긴 치마를 입고 교회에 왔다. 포카리스웨트 광고에 나오는 손예진처럼. (‘기자님, 여기 샤랄라라∼랄라∼ BG(배경음악) 깔아주세요’ 하며 미소) P누나는 교회 부흥의 원동력이었다. 친구들에게 예쁜 누나 보러 가자고 해서 교회 데리고 오면 누나가 1대 1로 상담하고 양육했다. 누나가 ‘성가대 하자’ ‘성경 공부하자’ 그러면 다 열심히 하고.
△요한=늘 형들보다 앞장서서 일하고 기도했던 것 같다. 근데 열심히 하던 누나들이 혼기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시하는 남자들이 많은 20대 때는 미뤘다가 30대 중반 넘어서야 기도 요청을 한다. ‘부케 받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이러다 꽃집 차리겠다’며. 물론 독신의 은사를 받아 아름답게 사는 누나들도 있다. 결혼을 원하는데 아직 만나지 않은 분들은 안타깝다.
△크케=교회 누나들이 신앙생활도 잘하고 배우자도 잘 찾았으면 좋겠다. 형제들은 자매들이 사역하는 모습에서도 매력을 많이 느낀다.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다. 나의 경우에도 지난해 사역 현장에서 여자친구를 만났다. 배우자에 대한 마음을 가지니 눈에 들어오더라. 예쁘고 신앙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 달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사람을 만나고 있다(헤벌쭉 미소).
△요한=참 좋은 때다(웃음). 모든 것은 때가 있는 것 같다. 난 친구 소개로 아내를 만나 벌써 세 아이 아빠다. 이성 교제의 첫 시작은 기도로 했으면 좋겠다. 배우자 기도 이만큼 했다가 아니라 주님이 예비한 사람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배우자는 바로 내 옆에 있는 동역자일 수도 있고, 어른들이 소개한 청년일 수도 있다. 그런데 자기 생각에 빠져 하나님이 예비한 관계들을 지나칠 수 있다.
△크케=배우자 기도는 단순해야 한다고 본다. 박수웅 장로의 ‘우리 사랑할까요’란 책에 그런 이야기 있다. 배우자는 ‘수제품’에 비유할 수 있는데 주문 사항이 많으면 제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가 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첫 명령은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생육하고 번성하라(창 1:22). 즉 ‘사랑하라’였다. 하나님이 준비한 내 짝이 누군지 찾는 것도 중요한 미션인 것 같다.
△요한=괜찮은 누나들이 혼기 놓치는 이유 중 하나가 불특정 다수에게 너무 친절하다는 점이다. 그러면 남자들이 보기에 ‘저 사람은 모두에게 친절하구나. 너무 피곤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 친절한데도 분별이 필요하다. 상대를 교회 안 사역자로 대하는 것과 이성적인 감정을 갖고 대하는 것은 방식과 깊이가 다를 것이다.
△크케=교회 누나들은 교회 안에서 ‘레이더망’을 계속 돌려야 한다. 교회 안에서, 단기 선교 현장에서 배우자를 찾아야 한다. 신앙생활 열심히 하면서 레이더망을 계속 돌리면 배우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연애를 하다 이별하더라도 교회는 떠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은 교회 누나를 사랑하신다. 더불어 동생들도(웃음). 요즘은 연상연하 커플도 많다.
△요한=하나님은 다 기억하고 약속을 잊지 않는 분이다. 이것이 가장 큰 위로이자 격려인 것 같다. 교회에서 열심히 사역하고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해온 교회 누나를 하나님은 잊지 않을 것이다. 교회누나들이 천국에 상급을 쌓았고 또 축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나님이 누나들을 귀한 동역자로 삼으신 것처럼 누나들의 아름다운 인생의 계획을 예비하실 것이다.
글=강주화 기자, 사진=이영환 인턴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