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도 서울대 의·치대 갈 수 있다… 2015학년도 입학전형안 확정

입력 2013-11-14 22:37


서울대가 내년 실시되는 2015학년도 입시부터 논술고사를 폐지하고 문과 수험생도 의·치대와 수의대에 지원할 수 있게 교차지원 범위를 넓힌다. 정시 모집군도 나군에서 가군으로 바꾼다.

서울대는 14일 학사위원회를 열어 3135명을 뽑는 2015학년도 입학전형안을 확정했다. 올해 82.6%였던 수시모집 비율은 75.4%로 줄이고 정시모집은 17.4%에서 24.6%로 늘린다.

정시모집에서는 2014학년도보다 7.2% 늘어난 771명을 선발한다. 기존 2단계 전형요소였던 논술·구술고사를 없애 수능만으로 선발키로 했다. 영역별 반영 비율은 국어 100%, 수학 120%, 영어 100%, 사회·과학·직업탐구 80% 등으로 올해와 같다. 학생부는 동점자 처리 기준 또는 감점 요소(학교폭력 기록 등)로만 활용한다. 수능 내신 논술 등을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 입시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학생부 성적에서 불리하고 수능에 강한 특목고생들이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생부 전형 확대로 입지가 좁아졌던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목고 인기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이과 교차지원 범위는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로 확대된다. 전체 모집정원의 78.8%가 수능 선택영역에 따른 계열 구분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특목고의 최상위권 문과 수험생이 대거 의·치대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정시 모집군을 현재 연세대·고려대가 속한 가군으로 바꾸는 건 논술·구술고사가 폐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정시모집 단계가 단순화돼 2월에야 전형이 끝나는 나군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주요 대학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모집군 이동을 검토하고 있다.

수시모집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전형Ⅰ과 정시모집 기회균형선발전형Ⅱ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폐지된다.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문항은 인문·자연계열 구분 없이 출제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이번 입시안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과의 우수 학생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수능 고득점자의 서울대 정시 입학이 쉬워져 서울대 수능 합격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