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에 손 올릴 때마다 가슴 뜨거워졌다”… 이영표 은퇴 기자회견
입력 2013-11-14 18:47
최근 현역에서 은퇴한 ‘초롱이’ 이영표(36)는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고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겹친다”고 말했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뛴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며 “태극마크에 오른손을 올릴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국가대표로 뛴 경기들을 영원히 가슴속에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영표는 “27년간 치열하게 뛰는 동안 주위의 도움만 받았다. 주위에 어떤 도움이 됐나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니 부끄러웠다”며 “2000년대 한국 축구의 문제점은 수비 불안이었고, 그 중심에 내가 있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나 때문에 진 경기가 많았다. 비겁한 변명과 핑계로 둘러댄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영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준비 중인 ‘홍명보호’에 대해 “홍 감독의 수비 철학이 분명하다. 한국 축구팀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계속 성장할 것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평소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이영표는 “좋은 축구선수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은 쉽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이영표는 1999년 6월 코리아컵 멕시코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으며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대표팀 부동의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2011년 1월 2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카타르 아시안컵 3∼4위전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영표는 A매치 통산 127경기(5골) 출전 기록을 남겼다. 이영표는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스위스의 평가전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