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화제의 뮤지컬 ‘위키드’ ‘카르멘’ 맞붙다
입력 2013-11-14 18:37 수정 2013-11-15 09:44
뮤지컬 ‘위키드’와 ‘카르멘’. 연말 최대의 화제작이다. 특히 ‘여친’에게 ‘조공’하는 ‘남친’은 여친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대작이기도 하다. 두 작품에 뮤지컬계의 디바로 불리는 옥주현과 바다가 각각 출연하는 점도 작품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두 작품은 스펙터클한 영화를 보는 듯한 ‘살아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게 하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무대다. ‘위키드’의 화려한 의상, ‘카르멘’의 마술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박혜나 정선아, 차지연 류정한 등을 내세운 가창력 경쟁은 한 해 동안 맺힌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충분하다.
◇한국어 초연 대형 뮤지컬 ‘위키드’=10년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톱 3’에 드는 뮤지컬. 미국 소설가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가 원작. 1937년에 나온 어린이 그림책 ‘오즈의 마법사’를 뒤집어 성인 동화처럼 꾸몄다.
‘위키드’에선 불같은 성격의 초록 마녀를 착한 마녀로 뒤집었다. 반면 착한 금발마녀 글린다는 아름다운 외모로 인기를 독차지하려는 허영 덩어리였다는 설정이다. 두 마녀가 왜 그처럼 선과 악의 길을 걷게 됐는지가 우화처럼 간결하게 무대에서 정리됐다. 또 양철나무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 등 친숙한 캐릭터가 재해석되는 장면도 흥미롭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오즈의 환상의 세계를 화려한 의상과 매혹적인 세트로 보여준다. 350벌의 옷, 69개의 다양한 가발에 든 비용이 35억원. 이러다 보니 배우들은 20kg에 달하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가 하면, 한 무대에서 한 사람이 여덟 번이나 가발을 바꿔 쓰기도 한다. 여기에 6m에 이르는 ‘날개 달린 용’ 등을 동원한 무대 연출은 관객의 입을 벌어지게 한다.
초록 마녀역의 옥주현은 “하루 12시간씩 연습했는데 ‘위키드’가 역대 뮤지컬 연습 중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보경 이지훈 남경주 등 36명이 출연한다. 22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1577-3366).
◇화려한 퍼포먼스로 유혹하는 ‘카르멘’=자유로운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 ‘카르멘’. 무대 위 카르멘, 호세, 카타리나, 가르시아 네 남녀의 감정은 사랑에 살고프나 서로의 심장을 찾지 못해 괴로워한다.
19세기 말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원작.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 작사가 잭 머피, 작가 노먼 알렌 등으로 구성된 브로드웨이 드림팀이 재탄생시킨 뮤지컬로 2008년 체코 초연 당시 연일 매진을 달성하는 경이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공연에서 눈을 사로잡는 것은 화려한 퍼포먼스이다. 특히 2막 오프닝에서 서커스단이 도시로 밀려들어오면서 펼치는 서커스 장면은 관객이 일어서 박수를 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흥겨운 음악에 맞춘 플라멩코, 매직 아크로배틱, 집시풍 무대 디자인과 6개의 기둥 움직임도 볼거리다.
카르멘 역의 바다는 “고등학교 때 졸업 작품으로 카르멘을 했었고 그 때 배역이 카르멘이었는데 마치 타임캡슐을 열어 본 기분”이라고 말했다. 차지연이 이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12월 6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02-2005-0114).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