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마피아 “교황 표적”
입력 2013-11-14 18:28
마피아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노리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의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피아와 결탁한 일부 성직자들의 부패 추방을 선언한 뒤 마피아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고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성직자들에게 ‘가난한 교회’를 촉구해 왔다. 지난 11일 설교에서 ‘남을 실족하게 하느니 네 목에 연자 맷돌을 매고 바다에 몸을 던지는 것이 낫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부패 추방을 요구했다. 성직자 부패의 무대로 의혹을 받고 있는 바티칸 은행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라테리 검사는 부패 성직자들과 관계를 맺어온 마피아들이 이 같은 교황의 의지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피아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곤경에 빠뜨릴 방법을 찾고 있다”며 “바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라테리 검사는 거대 마피아 조직 은드란게타를 장기간 추적해 왔다.
그라테리 검사는 일부 성직자들이 공공연하게 마피아와 친분을 맺고 지내왔다고 말했다. 마피아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을 성직자들이 묵인했다고 했다. 그는 “성직자들은 일상적으로 마피아 두목을 찾아가 커피를 마시곤 한다”며 “26년간 검사 생활을 하며 마피아 소굴을 들이닥칠 때마다 성화가 발견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개탄했다. 마피아들은 성직자들과의 교제를 통해 나쁜 짓을 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고도 했다. 그라테리 검사는 “은드란게타의 한 마피아는 살인을 하기 전 기도를 하며 성모의 가호를 요청하기도 했다”며 마피아와 성직자의 일그러진 일면을 지적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