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LIG손보… 같은 아픔 다른 처방

입력 2013-11-14 18:22

시즌 전 나란히 중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의 행보가 초반부터 엇갈리고 있다. 대한항공이 14일 현재 3승1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반면 LIG손보는 거꾸로 1승3패를 기록하며 5위에 랭크돼 있다. 대한항공이 삼성화재에 1패를 당했지만 LIG손보의 유일한 승리가 삼성화재전이라는 점이 흥미로울 뿐이다.

대한항공은 13일 인천 홈경기에서 LIG손보를 3대 0으로 완파, 양팀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시즌 전 LIG손보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 이은 중위권팀으로 4강 티켓을 다툴 것이라는 전망이 보기 좋게 무너졌다. 사실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와 토종 거포 김학민의 입대로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나갔던 지난해의 전력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제대 복귀한 신영수가 김학민의 공백을 메우겠지만 국가대표 주전 세터 한선수의 공백을 황동일로는 대체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는 또 다른 세터 백광언이 있었다. 황동일이 기복을 보일 때면 백광언이 투입돼 팀을 안정시켰다. 13일 LIG손보전 1, 2세트에서 연속 교체 투입된 그는 센터를 활용하는 속공 등 황동일과 다른 패턴으로 토스를 올리며 상대를 흔들어놨다. 쿠바출신 거포 마이클의 순도 높은 공격이 연승의 결정적인 힘이 된 것은 물론이다.

반면 LIG손보는 호주대표 출신 최장신 공격수 에드가(2m12)를 영입하며 힘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물리친 대가는 토종 주포 김요한의 손등골절상이었다.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LIG손보는 비상이 걸렸다. 에드가가 공격의 핵심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 세터 권준형과의 호흡이 맞지 않고 있다. 13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에드가는 팀내 최다인 20점을 기록했지만 고비때마다 8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마땅한 대체 세터가 없는 문용관 감독은 발목부상중인 베테랑 이효동이 2주후쯤 돌아올 날만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때까지 순위싸움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