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공동역사서 제안] 올브라이트 “동북아는 유럽서 배워야”

입력 2013-11-14 18:16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14일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관련해 유럽의 통합 사례를 예로 들며 “동북아시아는 (과거) 유럽 사례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신뢰외교’를 주제로 진행된 국립외교원 국제학술회의에서 “20세기에 유럽 지역은 많은 전쟁을 겪어야 했고, 민족주의가 너무 부상할 때 특정 지역과 특정 공동체에서 전쟁과 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라는 상호 협력 틀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만든 뒤 정치·안보 공동체로 발전시킨 유럽의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그는 또 “(동북아 역내에서) 평화와 협력이 가능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오해가 없어져야 하고 이해가 있어야 한다”며 “미국은 한·미·일 3자구도 간 대화의 중요성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과거사 및 역사인식 문제로 한·중·일 3국이 갈등을 겪는 가운데 한반도 핵심 관련국의 전직 외교 수장들이 모여 박근혜정부의 외교정책인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 참석한 푸잉(傅瑩)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가능하려면 (서로 간에)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중국 정부를 대표해 박 대통령의 구상에 적극 지지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일본 야당인 민주당 소속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은 “민주당 정권 시절에는 고노 담화 등 역사인식을 바꾸지 않고 계승하는 것,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정부 관계자가 참배하지 않는 것, 도의적 입장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처하는 것 등의 원칙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안전보장의 기본은 일본 한국 미국 간 3국 협력관계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이 구상이 성공적으로 실현되면 새로운 한반도와 동북아를 위한 큰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