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로무알데스 타클로반 시장 “식량 배급 위험할 만큼 치안 최악”

입력 2013-11-15 05:58


알프레드 로무알데스(사진) 타클로반 시장은 14일 “이재민을 위한 대피소가 시 외곽에는 없기 때문에 타클로반 중심가로 주민이 몰려오고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한국 구호단체가 식량을 가져왔지만 치안이 불안한 만큼 군과 경찰 보호 아래 배분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대재난을 맞아 수습에 여념이 없는 로무알데스 시장은 국민일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이같이 밝히고 “구호단체가 밀려오고 있지만 시 정부가 도와줄 것이 없다. 구호단체는 충분한 준비를 하고 구호활동을 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로무알데스 시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데.

“태풍 이후 연쇄작용이 일어나는 것처럼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시 외곽 상황이 좋지 않다. 대피소가 타클로반 시내에만 있고 다른 지역에는 없어 이재민이 이곳으로 몰려온다. 사람들이 시내로 몰려오면서 약탈을 하고 있다.”

-시신이 방치되면서 부패되고 시신을 담을 보디 백(Body bag)도 부족하다는데.

“지금 당장 시신을 묻을 수도 없다. 신원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신을 매장하러 갔던 트럭이 그냥 돌아오기도 했다.”(이날 시 당국이 보호자의 신원이 나타나지 않은 30명의 시신을 외곽 묘지에 매장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주민에게 충분히 태풍 피해를 경고했나. 일부에서 인재(人災)라는 주장도 나오는데.

“태풍이 오기 24시간 전부터 경고를 하고 대피명령도 내렸다. 하지만 대피소마저 불안했다. 타클로반은 두 개의 산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 사이로 바람이 몰아치는데 제트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나도 놀랐고 내 가족도 놀랐다.”

-구호 과정이 일사불란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군과 경찰 모두 각자 통신 시스템을 쓰고 있다. 시 정부의 통신망은 마비된 상태다. 중앙정부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 마치 도시 한복판에 폭탄이 갑자기 떨어진 것과 같은 상황이다. 지금 헬기, 수송기가 뜨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시신을 옮길 트럭이다.”

타클로반=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