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골목상권 ‘상생의 길’ 열었다
입력 2013-11-14 18:09
변종 기업형슈퍼마켓(SSM) 진출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형 슈퍼마켓이 서로 조금씩 양보해 상생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롯데슈퍼와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주최한 유통산업주간 행사를 맞아 상생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물품공급 등 분야에서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마트의 에브리데이도 도매상 모임인 체인협동조합과 같은 내용의 MOU를 체결했고, GS리테일과 홈플러스도 조만간 동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공동 구매사업을 실시, 대형 유통업체가 슈퍼마켓조합 등을 통해 영세 슈퍼마켓에 기존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대형 유통업체가 자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동네 슈퍼마켓에만 물건을 공급해 도소매 슈퍼마켓들이 반발했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또 ‘1점포 1전통시장 자매결연’ 및 ‘전통시장 이용의 날 지정’ 협약을 체결해 전통시장과도 상생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서면 축하 메시지를 통해 “360만 유통인의 협력과 상생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제조업에 이은 제2의 산업으로 성장해온 유통산업은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통인들이 협력하면 유통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국유통상인연합회·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경제민주화국민본부 등 일부 단체들은 이날 MOU 체결에 대해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기만적인 협약”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대형 유통업체가 골목상권과 상생발전 협약을 맺으려면 판매 품목을 제한하고 의무 휴업일 지정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체인스토어협회와 산업부는 모든 중소상인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통산업연합회가 개최한 유통산업주간 맞이 ‘쇼핑데이’ 행사가 이날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이 기간 전국 대형마트를 비롯해 SSM, 농협 하나로마트,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은 최대 50%까지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