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자사 서비스 이용 강요하다 역풍 맞은 구글

입력 2013-11-15 05:09


구글이 무리하게 자사 서비스 이용을 강요하다 전 세계 이용자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는 최근 동영상에 댓글을 달 때 구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 계정을 유튜브 계정과 반드시 연동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유튜브 계정과 달리 구글플러스 계정은 대부분 이용자가 실명을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 이용자들은 구글이 익명성을 훼손한 것은 물론 자사 서비스를 교묘하게 사용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분노하고 있다. 해외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는 유튜브 댓글 달기에 구글플러스 계정을 연동하는 정책을 취소하라는 서명이 벌써 10만 건을 넘었다. 유튜브 공동 창업자인 자웨드 카림도 8년여 만에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동영상에 댓글을 남기는 데 도대체 구글플러스 계정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유튜브 측은 “실명 노출을 원하지 않으면 익명의 구글플러스 계정을 새로 만들어 연동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구글은 구글플러스 활성화를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9월 출시된 구글플러스는 구글이 내놓은 다른 서비스와 달리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다른 SNS인 페이스북의 월 이용자가 12억명가량인 데 반해 구글플러스는 5억4000명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편 구글은 최근 출시한 노트북 크롬북11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며 체면을 구겼다. 크롬북11을 함께 제작한 구글과 HP는 성명을 내고 “크롬북11을 제품에 포함된 정품 충전기와 함께 사용하면 과열되는 문제가 발견됐다”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신속하게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내놓지 못했다. 대신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사용하는 마이크로USB 충전기 등을 사용할 것을 잠정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크롬북11이 1년 중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주 금요일)와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전략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구글과 HP 모두에 큰 타격이라는 지적이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