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로 격납용기서 누수 첫 확인… 수돗물 흐르듯 방사능 오염수 유출
입력 2013-11-14 17:57 수정 2013-11-14 22:24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격납용기에서 오염수 유출이 처음 확인됐다. 방사능 오염수 유출이 사실상 통제 불능의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14일 제1원전의 1호기 원자로 건물 지하에 위치한 격납용기의 압력억제실 근처 2곳에서 오염수가 새는 모습을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한 곳은 압력억제실과 격납용기 본체를 잇는 배관 부근으로, 수도꼭지에서 물이 흐르듯 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 곳은 정확한 누수 지점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방사능 노출 우려 때문에 카메라가 설치된 로봇을 원자로 건물에 투입, 누수를 확인한 탓이다.
조사 장소에서는 시간당 0.9∼1.8㏜(시버트)의 매우 높은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데츠오 이토 긴키대학 방사선 생물학과 교수는 “1.8㏜에 4시간 노출될 경우 즉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도쿄전력은 2011년 원전사고 후 원자로 해체 수순으로 핵연료 냉각을 위해 원자로에 계속 물을 주입해 왔다. 하지만 격납용기가 손상된 만큼 보수한 뒤 다시 물을 채워 넣어 핵연료를 꺼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누수 확인에 따라 그동안 원자로에 주입된 물이 원자로 건물 지하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도쿄전력은 원전 2∼3호기도 조사할 계획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은 원전사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잇따르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전 내 거의 모든 시설에서 오염수 유출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