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민낯’ 어떤 모습일까… SBS 창사특집 ‘최후의 권력’

입력 2013-11-15 04:58


“촬영 제안을 받았을 때 주변에서 그러더라고요. ‘몸을 던져서라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나가라.’”(천호선)

“손수조씨가 같은 또래 여성인데다가, 이미지가 겹칠 수도 있고 인지도도 있으니 제가 묻히는 거 아닐까 걱정했었어요.”(정은혜)

신인 연기자들의 입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오는 16일 오후 11시15분 방송을 앞둔 SBS 창사특집 대기획 ‘최후의 권력-7인의 빅맨’ 편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이 13일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밝힌 촬영 소감이다.

SBS가 총 5회에 걸쳐 방영하는 창사특집 대기획 ‘최후의 권력’은 권력이란 무엇이고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권력자들의 ‘민낯’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은 박기홍 시사다큐팀장은 “정치에 대한 불만만 있고 바람직한 권력의 모습이 어떤 것일까 탐구하는 장이 없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현실 정치’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6∼17일 방영되는 1∼2회엔 금태섭(46) 안철수 의원 측 공보담당, 박형준(53)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 비서관, 손수조(28)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정봉주(53) 전 국회의원, 정은혜(30) 전 민주당 부대변인, 차명진(54) 전 국회의원, 천호선(51) 정의당 대표 등 그간 이슈가 됐었던 정치인 7명의 리얼한 모습이 전파를 탄다. 정당과 성향이 다른 이들이 지난 8월, 7박8일간 조지아의 코카서스 산맥을 함께 횡단하면서 극한 상황에서 ‘화합’을 일궈냈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대략적인 내용. 제작진은 체력적 한계 속에서 각각의 리더십이 ‘민낯’으로 드러났고 권력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서슴없이 밝혀진다고 소개했다. 특히 매일 한 명씩 선정된 리더 ‘빅맨’이 ‘권력원정대’를 이끌면서 나타나는 첨예한 대립과 팽팽한 자존심 대결도 시청 포인트라고 말했다. 출연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당이 다른 우리도 함께 교집합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며 “모든 국회의원이 출연한다면 한국 정치는 바뀔 것 같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정치인들의 광고방송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지나친 미디어 노출이 대중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권자가 정치인을 평가하는 도구는 정치 활동이어야 한다”며 “얼마나 사실적으로 정치인을 보여주는지,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있는지 시청자들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